“해외서 뛰는 선수 나와야…” 모두가 기다렸다! 196cm 18살 유망주의 이탈리아리그 도전, 韓 배구인들이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11. 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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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으면 좋겠어요.”

이우진(경북체고)의 도전이 시작된다.

이탈리아리그 남자 배구팀 베로 발리 몬차는 한국 남자배구 대형 유망주라 불리는 이우진과 인턴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우진. 사진=FIVB 제공
이우진. 사진=FIVB 제공
몬차는 지난 7일 “한국배구연맹(KOVO) 소속 최고의 팀들이 그를 영입하고 싶어 했지만, 참가하지 않고 자신의 한 걸음 더 커리어를 성장하기 위해 우리와 함게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클라우디오 보나티 몬차 스포츠 디렉터는 “우리는 이우진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재능 중 하나라고 믿는다. 이탈리아 진출을 택한 결정은 모험을 즐기는 그의 성격을 드러낸다. 신중하게 이우진을 성장시킬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우진은 196cm에 91kg으로 좋은 체격을 가지고 있다. 스파이크 높이는 300cm, 블로킹 높이도 290cm으로 나쁘지 않다. 주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이 전 세계 스카우터들에게 이름을 알린 건 지난 8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U19 세계남자유스선수권대회에서다. 이우진은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을 30년 만에 3위로 이끈 주인공이다. 이우진은 7경기에 나서 117점을 올렸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콜롬비아전에서는 24점으로 원맨쇼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대회 베스트 7 아웃사이드 히터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한 몸에 샀다. 몬차 구단도 이때 이우진에게 반했다.

이우진. 사진=FIVB 제공
한국 고교 배구 선수가 졸업 후 유럽 무대로 직행하는 건 이우진이 처음이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은 경기대 졸업 후 독일리그로 갔다. 김연경(흥국생명)은 V-리그서 뛰다가 일본 임대를 거쳐 유럽으로 나갔다. 즉 성인이 되기도 전에 국외로 진출하는 건 이우진이 처음이기에, 이우진의 도전에 많은 눈길이 간다.

사실 이우진은 V-리그 진출과 대학 입학을 두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30일 열린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서를 냈어도 상위권을 넘어 1순위 후보로 거론됐던 그였기에, 한국에서 뛰었다면 편안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우진은 낯선 이탈리아 땅,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라 불리는 이탈리아리그에서 도전을 택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우진은 자신의 꿈만을 바라보며 이탈리아리그 진출을 택했다.

한국 선수의 유럽 진출은 모든 배구인들이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힘을 내지 못하는 사이, 라이벌 일본은 다카하시 란, 니시다 유지 등이 해외로 나가 경험을 쌓으며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키우며 한국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어느덧 일본은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국은 아시아 3류로 전락하고 있었다.

이우진. 사진=FIVB 제공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우리만의 리그를 했던 것 같다. 또 큰 무대에서 활약해 주는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국내 리그가 아닌 해외 리그도 봐야 한다. 해외 리그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18살 유망주의 도전 정신에 김연경도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이우진의 입단에 도움을 줬다. “도전을 택한 결정을 응원하고 싶다”라며 진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도 “이우진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켜봤다. 기왕 간 거 잘 했으면 좋겠다. 어떤 분이 그러더라. ‘왜 우리는 해외에 안 가고 우물 안 개구리냐’라고. 나갈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눈독을 들일 수 있는 선수도 없었다. 더 많은 선수가 발굴이 되어야 나가든 말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가더라도 당분간 경기는 뛸 수 없다. 이탈리아리그가 만 19세 미만 외국인 선수의 공식 경기 출전을 금지해 이우진은 인턴십 계약을 하고 내년 2월에 정식 계약을 할 계획이다. 경기만 뛰지 못할 뿐, 모든 체류비나 지원은 기존 선수들과 똑같다.

이우진. 사진=FIVB 제공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이우진은 마시모 에케리 감독의 지도 아래 한 단계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또 일본 에이스 다카하시 란과 함께 훈련하며 성장할 기회도 얻었다.

18살 유망주의 이우진의 도전이 시작됐다.

인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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