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반전 메시지' 예술인에 징역 7년 선고

슈퍼마켓 가격표를 반전 메시지로 교체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러시아 예술가이자 음악가인 사샤 스코칠롄코(33)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대한 거짓 정보를 고의로 유포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4일 사진에서 스코칠렌코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바실레오스트로프스키 지방법원 법정 철창 뒤에 서 있다. 2023.11.17.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슈퍼마켓 가격표를 반전 메시지로 교체한 러시아 예술인이 러시아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고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자국 음악가 사샤 스코칠렌코(33)에 대해 러시아 군대에 대해 고의로 '거짓 정보'를 퍼뜨린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한 달여 후인 지난해 3월 말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슈퍼마켓에서 가격표를 반전 메시지로 교체하는 시위를 벌였다. 침공을 비판하고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반전 메시지엔 "러시아군이 (우크라) 마리우폴에 있는 예술학교를 폭격했다. 400여 명이 숨어 있다. 나의 증조부는 러시아가 파시스트 국가가 돼 우크라를 침공하라고 2차 세계대전에서 4년 간 복무했던 것이 아니다"는 등의 내용을 적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작은 종이 5장으로 국가와 공공안보가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검찰은 도대체 우리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부족한 것인가"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검찰은 "러시아에 대한 증오로 저지른 심각한 범죄"라면서 징역 8년과 인터넷 사용 금지 3년을 구형했다.

변호인은 "스코칠렌코는 양심에 따라 행동했을 뿐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변론하면서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피고인은 만성질환이 있어 감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스코칠렌코는 이미 1년 반 이상 수감돼 있었다. BBC는 재판이 1년 반 이상 지속된 것은 러시아가 모든 반전 운동을 범죄화한 새 법률을 적용한 재판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이른바 '특수군사작전'에 반대 목소리를 낸 사람들을 탄압한 것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영TV에서 생방송 중 반전 시위를 벌인 언론인 마리나 옵샨니코바가 지난달 궐석재판에서 징역 8년6월을 선고 받았다. 지난 4월엔 영국계 러시아 야당 운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가 전쟁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25년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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