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시 보는 우리 것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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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거울은 세계적으로 많지만, 정치한 문양을 가진 경우는 드물다.
우리 미술사 최초로 얼굴을 그린 조개 인면상, 6000년 전 돌을 깎아 만든, 손가락보다 짧은 여인상, 고구려 유물에 남은 세 발 태양 까마귀, 태조 왕건상, 희랑조사상, 거대 석불, 한양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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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청동거울은 세계적으로 많지만, 정치한 문양을 가진 경우는 드물다. 지름 21.2cm의 거울에는 0.22㎜ 간격, 0.7㎜ 굵기의 직선 1만 3000여 개와 동심원 100여 개가 주조됐다.
'정문경'을 현대기술로 재현하는 시도가 몇 차례 있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CAD 프로그램으로도 제도하기 힘든 문양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반듯한 원을 만들었을까? 어떻게 머리카락보다 가는 선들을 촘촘하게 모아 이렇게 정교한 삼각형들을 만들었을까?
책 '다시 보는 우리 것의 아름다움'(삼인)에서 저자인 공공 예술기획자 박삼철은 문화·예술 분야를 인문학적으로 사유하게 하는, 널리 알려진 예술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고 질문하게 하는 논리를 쉽고 재미있게 펼친다.
저자는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한말까지 시대정신과 생활상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유물·유적 이야기 33편을 담았다.
우리 미술사 최초로 얼굴을 그린 조개 인면상, 6000년 전 돌을 깎아 만든, 손가락보다 짧은 여인상, 고구려 유물에 남은 세 발 태양 까마귀, 태조 왕건상, 희랑조사상, 거대 석불, 한양도성. 훈민정음이 지나간 옛이야기들을 현재의 우리를 연결시킨다.
저자는 각 유물·유적의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자세히 짚어냄으로써 익히 알려져 있던 작품들의 숨은 의의를 새롭게 이해하게 만든다.
고려대장경이 '부처님의 신통력 빌어 국난 극복을 위해 만들었다'는 통념 때문에, 고려 크리에이터들이 지식정보 구축을 위해 기울였던 세계 수준의 체계성과 정확성, 예술성이 관심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음을 지적한다.
고려대장경 제작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세계 최고 대장경으로 지식강국, 출판강국의 바탕이 일찍이 이 땅에 마련됐음을 강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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