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은행 독과점 이익에 ‘메스’… “민주당 횡재세는 포퓰리즘”

윤재옥 “시장경제 원리 맞는
적절한 대책 마련할 것” 밝혀

국민의힘과 정부가 고금리 시기와 맞물려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권을 향해 ‘메스’를 들이댄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은행의 독과점 행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한 데 이어 여권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는 모양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은 은행의 초과이익 문제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맞는 방향으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법안을 발의할 사안인지, 그것 없이 정책적 협의로 해결 가능한지 당정 협의를 해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정부 관계부처와 회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우선 은행권의 오랜 독과점 구조 타파가 대책으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도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도 이날 “우리나라 은행들이 과점 지위를 누리면서 세계적 고금리 추세 속에 높은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이용해 손쉽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돈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횡재세’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이를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규정한 뒤 “횡재세법은 여러 가지 법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인세와의 이중과세 논란, 주주 이익 침해에 따른 위헌소송 가능성, 다른 기업과의 조세 형평성 문제 등을 반대 이유로 거론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런 법적 논란을 염려해 세금으로 거두지 않고 부담금 형식으로 걷는다는 계획이지만, 화장을 아무리 해도 민낯이 어디 다른 데로 가지 않는다”며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고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이 높은 예대금리차로 손쉽게 돈 번다고 하지만, 과감한 혁신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일도 언제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은행은 물론 증권·보험사의 이윤에 ‘횡재세’를 물리겠다면서 금융소비자보호법과 부담금관리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