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정상회담 매우 심층적…정치·외교 등 20개 이상 합의”

[미-중 패권 전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들이 15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미간 의심을 해소하는 중요 회담”이라고 평하며 “샌프란시스코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15일(현지시각)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 임해 “두 정상의 회담은 매우 포괄적이고 심층적이었다”며 “양국 간 신뢰를 높이고 의심을 해소하며 차이점을 관리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중요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이 상호존중·평등·호혜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을 모색했다”며 “정치·외교와 인문 교류, 글로벌 거버넌스, 군사 안보 등 분야에서 20개 이상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 자료를 봐도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소통 재개, 기후변화 대응 협력, 인공지능(AI) 규제 논의, 펜타닐 단속, 민간교류 확대 등에 합의했다.

다만 왕 부장은 양국 정상이 “많은 차이와 민감한 대목에 관해서도 얘기했다”며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분야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시 주석이 “중-미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인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설명했고, “경제, 무역 및 기술 분야에서 미국 쪽의 중국 봉쇄 및 억압은 ‘위험 제거’가 아니라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조처로 중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조성되는 등 가장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의 사설과 기사를 게재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세계는 샌프란시스코 비전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두 정상은 중-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청사진인 ‘샌프란시스코 비전’을 수립했다”며 “이 비전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사회가 강하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화통신도 회담 직후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중·미 관계와 관련된 전략적·전반적·방향적 문제와 세계 평화·발전에 연관된 중대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는 두 정상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 이후 다시 만난 것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린위찬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16일 “미국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거듭 표명한 것에 대해 기쁘고 감사하다”며 “중국은 대만해협에서의 군사 행동을 자제하고 대만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대만의 안보는 인도·태평양 지역 및 세계의 안보와 매우 밀접하다”며 “대만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언급한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1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중국의 대만 통일 의지를 담은 해당 문장을 담은 해시태그(#)가 조회 수 1위를 달렸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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