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는 디스토피아인가, 레이버피아인가[책과 책 사이]
‘AI 시대 노동과 일자리’ 문제를 다룬 책 발간이 이어진다. 11월 둘째 주에는 <일자리 그 위대한 여정>(지베르니)과 <인공지능, 플랫폼, 노동의 미래>(빨간소금)가 나왔다.
<일자리 그 위대한 여정> 부제는 ‘AI 시대 우리 일자리는 지속 가능한가’다. “AI를 적극 도입하는 일부 국가에서는 25년 안에 일할 필요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샘 올트먼 오픈AI CEO) 같은 예측이 나온다. 백완기는 예측이 실현된 이후 세상이 “AI에 의해 일터에서 밀려난 인간들이 ‘쓸모없는 계급’으로 전락하는 디스토피아”일지 “인간이 노동하지 않고도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보장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노동 유토피아’, 즉 ‘레이버피아(laborpia)’”일지 묻는다.
백완기는 “인류 전체 생산력은 무서운 속도로 높아지고 부는 더 빠르게 쌓이는데 왜 우리 일자리는 점점 더 나빠지고 그나마 그 수도 주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도래할 것은 디스토피아다. 백완기는 효용이 최고의 가치로, 돈 되는 일자리를 최고 직업으로 여기는 사회가 지속하면 인간 대다수가 ‘무용 계급’으로 전락하리라 본다. 그는 AI로 만든 부의 사회적 분배와 사회보장 체계 마련을 레이버피아 조건으로 꼽는다.
<인공지능, 플랫폼, 노동의 미래>는 이광석·조정환 등 11명의 학자가 쓴 글을 모았다. 이 책도 지능 정보화 기술이 ‘노동의 종말’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선사할지, ‘고용 없는’ 질 낮은 노동의 대규모 양산과 ‘노동 유연화’를 부추길지 들여다본다. 책은 “(빅)데이터, 플랫폼, 알고리즘, 인공지능 등 지능 정보화 기술에 매인 인간 노동의 장밋빛 진단이나 기술 ‘환각’을 걷어 내려는 리얼리즘적 시도”다. “사람을 다치게 하고(플랫폼 배달 노동 등), 누군가를 죽임에까지 이르게(영세 상인의 가게 별점과 댓글 등)…” 하는 문제가 동시다발로 나오는 현실을 그대로 두면 미래에는 ‘질 나쁜 노동’과 ‘위태로운 노동’의 폭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노동의 기술 민주주의적 대안과 상생의 커먼즈적 노동 공동체 모델의 구체적 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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