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자궁 이식’ 성공...29일 만에 월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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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시행된 자궁 이식이 10개월째 거부반응 없이 정상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은 17일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MRKH증후군을 가진 35세 여성에게 지난 1월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했으며 지금까지 거부반응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자궁이식팀은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사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뒤 이식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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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시행된 자궁 이식이 10개월째 거부반응 없이 정상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은 17일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MRKH증후군을 가진 35세 여성에게 지난 1월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했으며 지금까지 거부반응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MRKH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이다. 여성 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대체로 청소년기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일이 많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어서 호르몬 영향이 없고 배란도 가능하다. 자궁을 이식받으면 임신과 출산도 할 수 있다.
이번에 자궁을 이식 받은 여성도 이식 후 29일이 지난 시점 생애 최초로 월경을 시작했다. 이후 규칙적인 월경 주기를 보이고 있고 자궁은 정상 기능 중이며 현재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여성은 2021년 임신을 결심하고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병원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관련 임상연구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났을 시점이다.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자궁이식팀은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사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뒤 이식 준비를 시작했다.
이식팀은 해외 발표 논문 및 이식 사례, 이론적 배경과 실제 수술, 이식장기 생존전략, 임신과 출산 등 전 과정에 대한 조사와 준비 계획을 세웠지만 새로운 수술은 ‘임상연구’라는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어 막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의료진 열정에 공감한 개인 및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진의 후원과 재단 기부 등을 통해 연구비 마련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2022년 7월 생체 기증자의 자궁을 환자에게 이식했지만, 이식 자궁에서 동맥과 정맥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2주만에 제거했다. 이후 이식팀은 뇌사기증자의 자궁이식을 기다렸고 지난 1월 두 번째 이식수술을 시도했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환자가 월경을 경험했다는 것은 자궁이 몸에 안착했다는 신호다. 이식 후 2, 4, 6주, 4개월, 6개월째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궁이 환자의 몸에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며 “남은 과제는 임신을 기다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동윤, 김성은 산부인과 교수가 환자의 난소에서 채취한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를 이식한 자궁에서 착상을 유도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자궁이식은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시도됐다. 당시 환자는 이식 100일만에 거부반응으로 자궁을 떼어냈다. 이후 2014년 스웨덴에서 자궁이식을 받고 출산을 한 첫 사례가 등장했다. 이식 성공 사례는 계속 늘어, 미국 베일러대학병원의 2021년 논문에 의하면, 이 병원에서만 2016~2019년 14명이 이식에 성공했고 이 중 11명이 출산을 마쳤다.
지난 9월 국제자궁이식학회 발표에 의하면 전 세계 자궁이식 성공 사례는 삼성서울병원 포함 총 109건이다. 첫 이식 실패 후 재이식을 시도해 성공한 사례는 삼성서울병원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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