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워터멜론’ 려운, “가족, 브로맨스, 로맨스 연기 모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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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려운(25)이 반짝였다. 려운은 1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청각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유일한 청인인 코다(CODA)이자, 낮에는 모범생 밤에는 밴드 기타리스트로 사는 하은결 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펼쳤다.

려운은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 아빠 하이찬(최현욱)과 밴드를 함께하며 특별한 추억을 쌓는다는 판타지한 요소마저도 리얼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아빠 하이찬을 향한 아들 하은결의 부자지간 브로맨스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이 작품만이 지니고 있는 청춘의 싱그러움과 젊음의 화사함을 멋스럽게 살려주었다.

특히 고교 시절 사고로 청각을 잃게 된 아빠의 운명을 되돌리기 위해 아빠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사고 장소인 공연무대에 못올라가게 하는 작전을 짜는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다.

“처음에 작가님의 대본을 읽고 은결 캐릭터의 관계성에 매력이 있다는 걸 알았다. 초반에는 가족과의 관계성이 크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지, 가족을 지킬지 갈릴김에서 고뇌한다. 기타를 부수고 가족을 선택한다. 그러다 갑자기 라비다 뮤직의 마스터(정상훈)가 나를 과거로 보내버리는 데, 그때도 가족 생각만 하다 18세의 나를 생각하게 된다.”

흥미로운 발상이다. 은결은 잘 생겼고, 성실하며 전교 1등의 모범생이다. 여자 아아들이 “하은결은 공공재로 나눠야돼. 1가정 1은결 보급이 시급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 만나본 려운도 참 잘생겼다. 하지만 은결은 가족에게 모든 걸 헌신한다. 부모와 형이 농인이며 가족중 유일하게 자신만이 소리를 듣고 말을 하는 청인이라 가족들의 전담 통역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가족과 사회를 연결시켜주는 게 나다. 코다는 자신과 가족 사이에서 선택 기로에 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은결은 방황하다, 비바 할아버지(천호진)를 만나면서, 음악이라는 변수가 생긴다. 그래도 은결의 마음속엔 항상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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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운은 자신이 맡은 은결이 천재 기타리스트이자 밴드 ‘워터멜로 슈가’의 기타 담당이라 기타를 잘 쳐야 했다. 극중 ‘워터멜로 슈가’는 간간히 라이브로 연주하며 노래를 한다. 피아노와 드럼 담당은 완전히 자신들의 실력이다. 베이스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려운은 “나는 원래 기타를 못쳤는데 이번에 3개월간 배웠다. 코드는 잡을 줄 알아야 하고 엉성하게 쳐서는 안된다. 유튜브에서 기타리스트의 폼을 카피하기도 하고 연구도 해봤다. 속주의 대가인 기타리스트 박창곤 선생님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려운은 기타 뿐만 아니라 수어 연습에도 매진해 하은결 캐릭터를 이질감 없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은결은 억압과 공포라는 좁은 세상에 갇혀살던 1990년대 엄마 윤청아(신은수)에게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인 수어를 가르쳐주고 문을 열어주는 장면들에서는 먹먹한 감동이 나왔다.

14회에서 12년간 구타와 감금의 반복이라는 지옥같은 삶을 살던 엄마를 발견해 구하는 장면에서는 서로를 향한 각별한 애정이 폭발하면서 애틋한 눈물을 선사했다.

려운은 설인아와 로맨스 연기까지 펼치며 심쿵 케미를 만들어냈다. 자신과 같은 시간여행자인 미래에서 온 온은유(설인아)에게 자꾸만 빠져드는 18세 청년의 풋풋한 로맨스를 후반부에서 진하게 펼쳐냈다. 려운은 “처음에는 설인아 선배님이나 저의 목표가 뚜렷해 로맨스 감정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나는 가족이 먼저다. 하지만 시간여행으로 은유에게 16살의 모습이 나온다. 그런 은유는 저에게 18세 그대로를 선물해준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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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려운은 대학가에서 달팽이 하숙집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성격 좋은 이찬 역을 맡은 최현욱과 브로맨스도 펼친다. 은결과 이찬은 현실에서는 친구 사이이고, 시간여행때는 려운은 최현욱의 아들이다.

려운은 “최현욱과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로 어색할때 현욱이 나에게 ‘형’ 하고 부르며 먼저 다가와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극중 두 사람 사이가 특별한 관계라 현욱의 붙임성이 내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려운은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특히 좋았던 점이 있었다고 했다. 장애인을 다룰 때 어두운 면이 많이 드러나지만 이 드라마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려운은 “은결 형은 태권도 국가대표이자 유튜버 인플루언서이고, 아버지도 성공한 치킨집 사장이다. 형은 저보다 더 건강하다. ‘은결아 너의 인생을 살아. 반짝일때 반짝여야 돼’라고 말하는 형이다”면서 “작품에 들어가면서 좀 어둡고 슬플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드라마의 메시지도 청춘이다. 반짝일 수 있을때 반짝이고, 도전할 수 있을 때 도전하라는 것이다. ‘포순승종’(포기하는 순간 승부는 끝난다)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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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려운은 외모가 비주얼 아이돌의 센터상이지만 일찌감치 배우가 되기로 하고 다양한 연기를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다. 전작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에 이어 이번에도 연속 해서 메인 남자 주인공의 자리를 꿰차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는 변진섭과 같은 8090 발라드와 올드팝송을 좋아한다고 했다.

“배우는 잘 버텨야 되는 직업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목표도 바뀐다. 절대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계속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최민식 같은 대선배님도 백상에서 연기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편안해야 좋은 연기가 나오지만 현장이 아닌 공간에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때로는 나 자신을 약간 괴롭히기도 하면서 살고 싶다.”

려운은 “드라마, 영화 외에도 진짜 사람의 감정이 보이는 다큐도 좋아한다. 받아들이는 감각이 좀 더 예민했으면 좋겠다”면서 “존 윅과 옹박, 마동석 처럼 혼자 무리를 제압하는 액션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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