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가자병원 탈탈 터는 이스라엘…'하마스 증거는?' 논란만
하마스 "우스꽝스러운 날조" 반박…유럽 일각도 "아직 명백한 증거 안나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최대 규모인 알시파 병원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의 흔적을 찾기 위해 16일(현지시간) 이틀째 집중 수색 작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추가로 터널 입구와 무기 등을 발견했다면서 하마스가 병원을 테러에 사용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하마스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이같은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알시파 병원 경내에서 지하 터널 입구를 발견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병원 건물과 건물 사이에 터널 입구가 보였고, 터널 입구 근처에는 복잡하게 얽힌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확인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터널이 의료단지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작은 구조물을 해체하고 광범위한 지역을 발굴해 해당 터널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터널의 위치는 확인할 수 있었으나 해당 터널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군사용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터널 입구 근처에서 무기가 실려 있는 하마스의 픽업트럭도 찾아냈다고 했다. 해당 트럭은 지난달 7일 하마스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했을 때 사용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군은 설명했다.
전날 병원에서 확보한 노트북에서는 하마스가 납치한 뒤 촬영한 인질의 사진과 영상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또한 노트북 내 영상들이 지난달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부터 최근까지 촬영된 것들임을 볼 때 하마스가 불과 며칠 전까지 병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병원 부근에서는 살해 당한 자국인 여성 인질 예후디트 바이스(65) 씨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군은 밝혔다.
바이스 씨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집단농장(키부츠)에서 하마스에 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알시파 병원을 하마스의 주요 근거지 중 하나로 지목한 이스라엘은 지난 15일 새벽 병원에 전격 진입해 이틀째 병원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색 작전 개시 첫날에는 병원 MRI 센터에서 하마스의 작전본부와 무기, 장비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발견된 하마스의 기술 자산 등을 토대로 병원이 테러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병원 지하에 있다고 주장해온 터널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무기와 의복 등을 들여와 증거를 날조했다고 반발하는 한편 국제기구가 병원을 검증하게 하자고 제안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이날 이스라엘이 이틀 연속 브리핑을 통해 병원 내부의 터널 존재 및 인질극 관련 정황 등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것이 과연 정당했는지에 대한 국제적 의구심은 여전한 분위기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터널과 무기 관련 영상에 대해 "빈약하고 우스꽝스러운 서술"이라며 이스라엘이 무기를 병원에 들여와 증거를 날조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익명의 한 유럽 외교관은 WP에 "이스라엘은 이번 수색 작전을 통해 병원 내 군사 활동의 확실한 증거를 밝히길 바랐다"며 "그러나 아직 명백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 동맹들이 벌써 이스라엘에 대해 교전 중단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와 WP 등 외신들도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군사활동 증거로 제시한 이미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으며, 해당 이미지로는 병원 내 은폐됐다고 하는 하마스의 광범위한 작전의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악조건 속에서 수색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회의론을 재차 반박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수색 작전에 대해 "가장 중요한 군의 안전과 작전 성공을 위해 시간이 필요한 복잡한 활동"이라며 "알시파, 알쿠드스, 란티시 병원 지상과 지하에서 하마스의 활동 흔적을 발견하고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고 하마스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군 대변인 니르 디나르 소령은 "우리가 오는 것을 알고 하마스가 전쟁범죄 증거를 숨기려 했기 때문에 수색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마스가 현장을 엉망으로 만들고 바닥을 모래로 덮었으며 이중벽까지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josh@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야탑역 '흉기난동' 예고글…익명사이트 관리자의 자작극이었다 | 연합뉴스
- [사람들] 흑백 열풍…"수백만원짜리 코스라니? 셰프들은 냉정해야" | 연합뉴스
- 머스크, '정부효율부' 구인 나서…"IQ 높고 주80시간+ 무보수" | 연합뉴스
- '해리스 지지' 美배우 롱고리아 "미국 무서운곳 될것…떠나겠다"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성관계 합의' 앱 법적 효력 있나? | 연합뉴스
- "콜택시냐"…수험표까지 수송하는 경찰에 내부 와글와글 | 연합뉴스
- 전 연인과의 성관계 촬영물 지인에게 보낸 60대 법정구속 | 연합뉴스
- 출생신고도 안한 아기, 생면부지 여성에 불법 입양한 아빠 단죄 | 연합뉴스
- '앙투아네트 스캔들 연관설' 다이아 목걸이 67억원 낙찰 | 연합뉴스
- 중증 장애인들 성추행 60대 시설대표 징역 3년·법정구속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