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당합병 · 회계부정' 결심공판 출석

3년 동안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재판이 오늘(17일) 종결됩니다.

이 회장은 오늘 오전 9시 40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심리로 열리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 출석했습니다.

이 회장은 결심 공판에 임하는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재판정으로 향했습니다.

오늘로 이 회장의 재판은 기소 후 3년 2개월여 만에 마무리됩니다.

검찰은 오전에 이 회장 등에 대한 구형 의견을 밝힙니다.

오후 재판에서는 변호인들의 최후 변론과 이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줄곧 혐의를 부인해온 이 회장은 직접 발언을 통해 무죄를 호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의 변론이 마무리되면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정해 통지하는데, 수사 기록만 19만 쪽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일러야 내년 초에나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 회장의 혐의는 크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이 과정에서 벌인 업무상 배임, 분식 회계에 관한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으로 나뉩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습니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회장(당시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기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각종 부정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삼성물산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것입니다.

삼성물산 이사들이 배임 행위의 주체로, 이 회장은 지시 또는 공모자로 지목됐습니다.

검찰은 또 삼성바이오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4조 5천억 원 상당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다고 봤습니다.

당초 이 회장의 요청으로 소집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으로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민 기자 msk@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