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월 6만5000원' 내면 지하철·버스·따릉이 이용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17일 오전 서울-인천 교통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후동행카드 참여 도시철도 현안 등 수도권 교통정책에 대한 두 도시 협력체계 강화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과 이행숙 인천시 정무부시장도 참석해 수도권 교통현안과 관련 해법을 논의했다.
서울과 인천은 그동안 광역 교통문제 해결과 수도권 주민의 교통 편의 증진이라는 공동 목표에 깊이 공감하며 대중교통 운영에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이에 대한 주요 해법으로 인천이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참여하기로 발표하면서, 통합환승제 시행 20주년을 앞둔 현 시점에서 수도권 교통 발전에 한발 나아갈 전망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내년 1월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이다. 월 6만5000짜리 교통카드 하나로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원스톱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수도권 확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서울시는 지난 9월1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2024 1월부터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운영하고 보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기후동행카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떨어진 대중교통 이용률을 끌어올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고물가 시대 교통비에 따른 가계 부담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책추진을 위해 하나의 교통생활권으로 묶인 수도권 전체로 확대를 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지속됐다.
서울시 시민참여 온라인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서 지난 9월20일부터 10월4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7.9%가 기후동행카드 이용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28.2%는 '적용 구간·교통 수단 확대'를 보완할 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에 대응코자 수도권 3개 시·도는 지난 9월부터 수도권 교통기관 실무협의회를 개최해 기후동행카드 등 수도권에 공동 적용되는 교통권 출시를 논의해 왔다. 이번 인천시의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 발표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시범사업 기간 중에 광역버스 등 가능한 운송기관부터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시기와 방법은 수도권 교통기관 실무협의회를 통해 긴밀히 협의 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과 인천의 모든 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단계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대중교통은 지하철, 시내버스 등 방대한 기반시설이 운영돼 그 영향력이 매우 높다. 생활권 이동 수단으로 거듭난 따릉이까지 기후동행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서울과 인천 사이 생활권이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철도 환경도 시민 편의 중심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역시 부족한 철도 기반시설로 출퇴근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서울도시철도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직결 운행 사업도 조속히 추진될 예정이다.
그동안 9호선·공항철도 연장은 직결 열차 운행, 운영비와 사업비 등 비용 분담에 대한 이견으로 답보 상태에 놓여있었다. 오 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수도권 주민도 서울시민'이라는 시정 철학과 유 시장의 9호선·공항철도 직결에 대한 의지에 힘입어 사업이 빨리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운영비 분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직결 열차 투입에 따라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는 8%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서울 강남권에서 인천공항 이동 시 환승 없이 이동이 가능해진다. 인천·서울시민의 철도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시는 인천시와 합의사항을 토대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직결 운행에 대한 남은 협의나 절차 등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번 기후동행카드의 서울-인천 구간 운영 확대를 시작으로 철도 현안까지 신속하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과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 교통 발전의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며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민생을 위한 주요 교통정책으로 추진되는 기후동행카드의 수도권 확대를 적극 추진해 많은 시민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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