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뮌헨 이적 후 첫 '이달의 선수' 선정…10월에만 5골 3도움 맹활약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해리 케인이 성공적인 이적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1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케인이 2023년 10월 뮌헨 구단이 뽑은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팬 투표에서 케인은 48%를 얻었다. 르로이 사네(20%)와 스벤 올라이히(11%)를 제쳤다"고 알렸다.
케인이 뮌헨 '이달의 선수'에 뽑힌 건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한 후 처음이다. 지난 8, 9월에도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오르긴 했지만 수상까진 못했다. 두 번 모두 사네가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이번 결과에 대해 독일 현지 여론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뮌헨 뿐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 전체를 봐도 케인은 케인은 10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0월 뮌헨이 치른 5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3경기에서 4골 2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2경기 1골 1도움을 터트렸다. 총 8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셈이다. 무대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득점포를 올렸다.
뮌헨은 승승장구했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1위에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선 조 1위로 일찍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스트라이커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뮌헨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이적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시즌 막판까지 리그 1위가 확보되지 못했고 그 결과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을 시즌 도중 경질했다. 지금의 토마스 투헬 감독을 급하게 부임시키며 간신히 독일 분데스리가 11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뮌헨으로선 시즌 초반부터 케인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번 시즌 전체로 봐도 케인의 활약은 대단하다. 케인은 두 경기 연속 멀티 골을 넣고 있다. 공식전으로 보면 6경기 연속 골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만 벌써 17골을 몰아쳤다. 11경기 17골. 1경기당 1골 이상씩 넣었다.
분데스리가 득점 1위도 케인 차지다. 시즌 초반 매서운 득점 속도로 1위를 달리던 슈투트가르트 공격수 세루 기라시(15골)를 기어코 제쳤다.
케인의 득점 페이스는 가파르다. 누적 골 속도가 워낙 빠르다. 이미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의 골 수를 넘어섰다. 지난 시즌 득점왕은 베르더 브레멘의 니클라스 퓔크루. 그가 넣은 득점은 16골이었다.
아직 시즌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케인의 득점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독일 현지에선 케인이 분데스리가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충분히 깰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분데스리가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은 케인의 뮌헨 선배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갖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2020-2021시즌 무려 41골로 이 부문 역대 1위에 있다. 49년간 이어져온 게르트 뮐러(독일)의 단일 시즌 최다골 기록(40골)을 깬 주인공이다.
지금의 추세로라면 케인이 레반도프스키의 기록을 넘는 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특히 지난달 분데스리가 9라운드 다름슈타트전에서 3골 1도움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임펙트가 컸다. 당시 케인은 후반 24분에 상대 골키퍼가 멀찍이 나온 걸 보고 50m짜리 초장거리 중거리 슛을 날렸고 골망을 갈랐다. 이 득점은 뮌헨 팬들이 뽑은 '10월의 골'로 선정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공격력과 득점력이 뮌헨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케인은 지난 여름 토트넘을 떠나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뮌헨 입단 후 공식전 16경기에서 무려 21골을 몰아쳤다.
유스 시절인 2004년부터 토트넘 소속으로만 뛴 케인이다. 중간에 임대로 다른 팀에 간 적은 있지만 완전 이적은 없었다.
토트넘에선 이미 전설이었다. 430경기를 뛰며 278골을 넣었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였다. 손흥민과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 골 합작 기록도 썼다. 토트넘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이자 프리미어리그 최고 골잡이었다.
그런 케인이 토트넘에 등을 돌린 이유는 우승에 있다. 토트넘은 15년 연속 무관이다. 매번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화려한 개인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케인은 대표팀, 프로팀에서 우승이 없다.
갈증은 생각보다 컸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원했다. 토트넘에선 정상 등극이 힘들 거라 봤다. 결국 토트넘과 계약 종료 1년을 남기고 구단 수뇌부에 이적을 요청했다.
그래도 토트넘과 최소한의 의리는 지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강력한 러브콜에도 반응하지 않은 것. 케인은 적으로서 토트넘과 만나는 걸 꺼려했다. 이왕이면 토트넘과 부딪힐 일 없는 다른 리그로 이적을 원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뮌헨이다. 뮌헨에 가면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11시즌 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뮌헨은 자국 리그에서 적수가 없었다. 뮌헨도 케인을 강력히 원했다. 2시즌 전 팀의 전설적인 공격수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나간 후 스트라이커 부재 문제에 시달렸다. 화려한 중원, 수비진 구성에도 마침표를 찍어줄 공격수가 없었다.
케인이 제격이라 봤다. 그 결과 케인에게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썼다. 무려 1억 2,000만 파운드(약 1,937억 원). 투자 금액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케인 영입 효과는 확실하다. 케인은 화려한 개인 기록에 돈방석까지 올랐다. 지난 15일 케인과 뮌헨이 지난 여름 계약 당시 삽입한 비밀 조항이 드러났다. 알려진 바 이상으로 케인이 큰돈을 만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일 매체 '빌트 스포츠'는 15일 "케인과 뮌헨 계약 이면에 있는 특별한 조항이 드러났다. 케인이 골과 도움을 많이 올릴수록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을 계약서에 삽입됐다. 지금과 같은 득점 속도라면 시즌 종료 후 큰돈을 얻게 될 것이다. 보너스 조건은 케인에게 어렵지 않은 난이도다. 곧 케인은 거액의 예금을 위해 가까운 은행에 가야 될 것이다"고 알렸다.
뮌헨이 케인에게 주는 주급도 40만 파운드(약 6억 5,000만 원)나 된다. 팀 내 최고 수준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총 2,140만 파운드(약 350억 원).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이게 다가 아니다. 단일 시즌에 공격 포인트 40점을 넘기면 보너스까지 준다. 액수는 22만 파운드(약 3억 6,000만 원). 케인은 올 시즌 모든 대회서 총 21골 7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로 환산하면 28점이다. 시즌 초반임에도 이미 보너스 조건의 절반 이상을 충족했다.
최근 케인은 인터뷰에서 토트넘을 떠나 뮌헨 이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미친 경험이었다. 토트넘에서 19년간 지냈다. 그곳에서 정말 행복했기 때문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잘 몰랐다. 나는 편안한 공간에서 나왔다. 내 이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것의 일부가 되는 것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 토트넘과 최대한 높은 곳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전부였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토트넘과 통화하면서 이제는 더 나아가 나 자신을 최대한 밀어붙일 때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를 떠났는데 이적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두 구단들이 결국 합의할 거로 확신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곧장 훈련에 들어가 선수들을 모두 처음 만났다. 그날 밤 경기를 했다. 바로 전날 오후에는 공항에 있었다. 아까 말했듯이 정말 미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보면 뮌헨의 케인 영입은 성공적이다. 뮌헨은 케인의 활약으로 레반도프스키를 완전히 잊을 수 있게 됐다. 기대했던 득점력을 케인이 여실히 보여줬다. 케인의 존재 덕분에 독일 분데스리가 12시즌 연속 우승은 물론이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정상도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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