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O-RYU' 이어 韓 역대 세 번째! 김하성, MVP 투표 15위 '기염'…NL 前 '홈런왕'도 제쳤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어썸킴'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10위표 5장을 받으며 15위에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수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표를 받았다는 것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17일(한국시각)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정규시즌 MVP를 발표했다. 비록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김하성이 MVP 투표에서 득표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변은 없었다. 이날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 내셔널리그에서는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가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 탄생했다. 오타니와 아쿠나 주니어가 모두 '만장일치'로 MVP 타이틀을 손에 넣게 된 것.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 타자로 135경기에 나서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타율 0.304 OPS 1.066, 투수로 23경기에 나서 132이닝을 소화,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활약한 오타니는 이변 없이 '만장일치'로 MVP 타이틀을 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 연속 만장일치로 MVP로 선정된 것은 오타니가 역대 최초였다.
기록 탄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초로 40홈런-70도루를 기록하는 등 정규시즌 159경기에서 217안타 41홈런 106타점 149득점 73도루 타율 0.337 OPS 1.066으로 폭주한 아쿠나 주니어도 예상했던 대로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이 과정에서 아쿠나 주니어 또한 1위표 30장을 독식하면서 메이저리그 최초로 양대 리그 '만장일치 MVP'가 탄생하게 됐다.
오타니와 아쿠나 주니어의 수상 외에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 있었다. 바로 김하성의 MVP 득표였다. 김하성은 올해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활약했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 달성은 불발됐지만, 매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김하성은 한때 샌디에이고 타선에서 공격을 주도할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아쉬운점이 있었다면, 부상으로 인해 시즌 막바지 공백기를 가졌던 것. 하지만 매년 공격력이 눈 띄게 좋아진 만큼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실버슬러거 후보로 선정됐다. 수상과 연이 닿지는 않았지만, 공격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수비 만큼은 제대로 인정을 받았던 김하성은 올해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서 각각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 결과 한국인 선수로는 물론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하성이 공·수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던 만큼 이는 MVP 투표 득표로도 연결됐다. 김하성은 이날 내셔널리그 투표에서 10위표 5장을 손에 넣으며, 전체 15위로 선정됐다. 김하성은 지난 2019년 53개의 아치를 그리며 내셔널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품고, 지난해 40홈런과 올해 46홈런을 친 피트 알론소(8위표 1장)도 제쳤다.
김하성이 MVP 투표에서 득표한 것은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였다. 지금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MVP 투표에서 표를 받았던 것은 두 차례. 2010년 추신수(SSG 랜더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에서 165안타 22홈런 90타점 81득점 22도루 타율 0.300 OPS 0.885로 활약했을 때 MVP 투표 14위, 2013년 162안타 21홈런 54타점 107득점 20도루 타율 0.285 OPS 0.885를 기록하고 MVP 투표 12위에 올랐다.
그리고 류현진 또한 지난 2019년 LA 다저스 시절 29경기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을 때 MVP 투표 19위, 단축시즌이 열렸던 지난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한 뒤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13위에 랭크됐다. 그리고 김하성이 추신수와 류현진의 뒤를 잇게 됐다.
올해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실버슬러거 최종 후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은 김하성은 MVP 투표에서 표까지 얻으면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햇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뛸 날이 많이 남은 만큼 김하성이 향후 MVP 투표에서 얼마나 높은 위치까지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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