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노력으론 ‘플라스틱 공해’ 못 막는다[북리뷰]

박동미 기자 2023. 11. 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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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완전 합성 플라스틱이 개발된 후, 지난 100여 년은 그야말로 플라스틱 시대였다.

그러나 현대인의 욕망을 한껏 충족시켜 주던 플라스틱은 이제 지구 존속을 위협하는 주범이다.

'플라스틱 테러범' 즉, 글로벌 화학 기업과 거대 소비재 브랜드들이 만든 거짓 선동, 그리고 불황을 모르는 '플라스틱 산업' 때문이다.

저자는 욕조가 넘치면 수도꼭지를 잠그듯,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이 지금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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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테러범
도로테 무아장 지음│최린 옮김│열린책들

최초의 완전 합성 플라스틱이 개발된 후, 지난 100여 년은 그야말로 플라스틱 시대였다. 필요한 건 뭐든 만들어 내는 플라스틱은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마법 같은 재료’였다. 그러나 현대인의 욕망을 한껏 충족시켜 주던 플라스틱은 이제 지구 존속을 위협하는 주범이다. 성실한 시민들은 개인용 텀블러를 소지하고, 일회용을 자제하고, 재활용을 위한 분리배출에도 힘쓴다. 하지만 책은 이 가치 있는 행동도 오늘날 플라스틱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플라스틱 테러범’ 즉, 글로벌 화학 기업과 거대 소비재 브랜드들이 만든 거짓 선동, 그리고 불황을 모르는 ‘플라스틱 산업’ 때문이다.

기후·환경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에 따르면 기업에 플라스틱을 공급하는 생산업계가 한 해 만들어내는 플라스틱 총량은 4억5000만t. 지구 인구의 몸무게 총합과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그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10% 미만,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땅에 묻히거나 바다로 간다. 분당 20만 병의 음료를 판매하는 코카콜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유통한다. 세상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다. 책은 이 회사가 2025년까지 재활용 소재를 25% 이상 사용하겠다고 했으나, 2020년 말 기준 10%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난한다. 또 지구를 해치며 그들이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것을, 우리가 일상의 편리함에 눈감아 줬다고 꼬집는다.

책은 내내 비관적으로 읽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욕조가 넘치면 수도꼭지를 잠그듯,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이 지금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실효성 있는 대안, 과감한 전환을 정책 입안자들과 책임자들에게 요구해야 한다는 것. 분해까지 1000년이 걸린다는 말은 멀다.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이 조금씩은 플라스틱에 오염돼 있다. 이것이 우리 몸에 쌓인다는 사실은 어떤가. 매일 마시는 티백은 종이처럼 보이지만, 나일론이나 PET일 때가 많다. 한 잔 우려 마실 때마다 수십억 미세 플라스틱이 당신 몸이 된다. 400쪽, 2만5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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