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한 생쥐에 약 지어주는 고양이란…[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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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정완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시집의 제목은 '고양이 약제사'인데 프로필에 적혀 있는 것처럼 그는 오랫동안 약사였다.
이렇게 성큼성큼 그림책과 어린이의 세계로 들어온 그는 12회 창비어린이 동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이번에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이 책을 펴냈다.
시집 곳곳에서는 시인, 약사, 화가, 작가였던 그의 이력이 다채롭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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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약제사
박정완 글·현민경 그림│문학동네
이 책은 박정완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시집의 제목은 ‘고양이 약제사’인데 프로필에 적혀 있는 것처럼 그는 오랫동안 약사였다. 물론 고양이는 아니다. 그는 20년 넘게 약사로 생활하면서 일하던 병원 앞 화실에서 그림을 배우고 미술 전공으로 대학원에 가고 그림책을 공부했다. 그가 리비아로 의료봉사를 떠나면서 국제우편물 창구에서 부치고 떠난 그림책 ‘아기 쥐가 잠자러 가요’의 원화는 첫 수상의 영광을 안겨줬다. 이 그림으로 2011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것이다. 그 후 펴낸 ‘숲속 약국 놀이’에는 자신이 운영했던 약국과 같은 이름인 ‘정다운 약국’이 등장한다. 주인공 민혜는 국화꽃 안약과 도라지 알약, 보리 시럽을 만들어 아픈 동물 친구들을 도와준다. 이렇게 성큼성큼 그림책과 어린이의 세계로 들어온 그는 12회 창비어린이 동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이번에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이 책을 펴냈다.
시집 곳곳에서는 시인, 약사, 화가, 작가였던 그의 이력이 다채롭게 드러난다. ‘로스코 아저씨가 옆집에 산다면’에서는 마크 로스코를 좋아해서 그림을 보겠다는 일념만으로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던 호기심 많은 그가 보이고, ‘파란 물감’에서는 그가 지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번지던 화가에 대한 꿈이 나타난다. ‘고양이 약제사’에서는 기절한 생쥐에게 두꺼비독으로 약을 지어주면서 ‘모든 약은 독이다’라는 약물학 첫 시간의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는 약사 박정완의 모습이 보인다. 물리를 모르는 할머니가 빗자루로 테라스를 쓸며 혼잣말을 하는 ‘물리의 법칙’은 어느새 누군가의 할머니가 된 시인의 간소한 은퇴를 상징하는 것처럼 담담하다.
동시를 쓰는 일은 가장 교란되지 않은 언어를 가진 어린이 독자들의 신선한 언어 감각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동시인의 작업에는 수료증이 없다. 이후에는 그가 어떤 도전을 감행하게 될지 기대를 품어본다. 128쪽, 1만25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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