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생물의 ‘깊은 세계’ 우리가 아는건 5% 불과[북리뷰]

박동미 기자 2023. 11. 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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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가 지능이 뛰어난 건,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도 잘 안다.

해양생물에 관한 최신 연구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은 거칠고 깊고, 또 아름다운 바다그 세계에서 인류가 확인한 건 전체의 5%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책은 상어, 돌고래, 해파리 등 주요 해양 생물의 생존 방식을 노화, 소통 등의 키워드로 풀어낸다.

수면 아래 경이로운 세계를 저자와 함께 항해하다 보면, 지구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해양생물학자의 삶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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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 빛날 때
율리아 슈네처 지음│오공훈 옮김│푸른숲

돌고래가 지능이 뛰어난 건,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도 잘 안다. 또 최근엔 심해의 물고기들이 형광을 발산한다는 사실도 꽤 알려졌다. 그런데 우린 얼마나 알까. 해양생물에 관한 최신 연구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은 거칠고 깊고, 또 아름다운 바다그 세계에서 인류가 확인한 건 전체의 5%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10대 시절 남태평양에 뛰어들었다 바다와 사랑에 빠져지고, 20년이 지나 주목받는 해양학자가 된 저자는 말한다.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얼마나 많이 아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책은 상어, 돌고래, 해파리 등 주요 해양 생물의 생존 방식을 노화, 소통 등의 키워드로 풀어낸다. 과학적 데이터, 상세한 그림과 표 등 객관적 자료에 충실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친절하다. 지적이지만, 누구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전개하는 이야기 솜씨가 좋다. 예컨대 상어의 형광빛에 대해 소개할 때는 가시광선 스펙트럼이 380∼750㎚(나노미터·10억 분의 1m)라는 사실부터 언급한다. 이어, 상어 눈의 색소가 440∼540㎚의 광파를 흡수하고, 딱 그만큼의 빛을 뿜어낸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상어 등이 빛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바닷속 빛이에 대해 순수하게 매료되는 것도 좋지만, 이것이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것도 강조한다.

머리 좋은 돌고래는 생후 한 달 만에 스스로 이름을 짓는다. ‘서명 휘파람’이라 불리는 이 독특한 소리는 저마다 다르고 평생 바뀌지 않으며, 통성명의 수단이 된다. 또 일부 해파리는 영원히 죽지 않는 다. 지중해의 홍해파리는 생식세포를 방출한 후 폴립으로 변한다. 그리고 조용히 있다가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무성생식을 시작한다. 인간이라면 아이를 낳은 뒤 다시 유아 상태로 돌아가는 것. 끝없이 퇴화·무한 증식하기에, 저자는 가장 오래된 홍해파리의 나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인류의 본능을 충족시킬 의학의 비밀이 어쩌면 바다 생물의 노화·비노화 추적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귀띔한다.

수면 아래 경이로운 세계를 저자와 함께 항해하다 보면, 지구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해양생물학자의 삶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혹한의 갯벌을 얼어붙은 손으로 파야 하고,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상어에 뛰어올라야 하며, 수면 부족에도 축축한 잠수복에 몸을 억지로 욱여넣어야 한다며 저자가 아무리 그 고된 육체노동을 강조해도 말이다. 그 모든 시간 뒤 맞이할 장면이 고통을 상쇄한다. 고래 떼가 꼬리지느러미를 물 밖으로 뻗어 인사하고, 고래가 뿜은 물이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며 구름을 이루는 광경 말이다. 320쪽, 1만85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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