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 위마즈의 미소 "한국, 근처 당구장만 가도 다 세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통산 2승을 목표로 하는 것은 상대도 그도 같았다. 그리고 행운의 여신은 결승이 더 간절했던 최원준의 손을 들어주었다. '튀르키예 무사' 비롤 위마즈(튀르키예, 웰컴저축은행)는 '무사'답게 결과에 멋지게 승복했다.
지난 15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서 최원준이 비롤 위마즈(튀르키예, 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4-2로 제압했다.
양쪽 모두 나란히 한 번의 우승 경험이 있었다. 최원준은 19-20시즌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결승 이후로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위마즈는 22-23시즌 3차 투어(TS샴푸 푸라닭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올 시즌 2차 투어(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에서 쿠드롱과 결승 이후 네 개 투어만에 프로 통산 세 번째 결승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통산 2승을 이루는 것이 목표였고, 그 염원은 단 한 사람에게만 허락됐다.
경기 후 준우승자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위마즈는 "이번 투어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덕분에 아주 좋은 경기를 했고 질거란 생각은 절대 안 했다. 그러나 준결승과 결승전은 힘든 경기였다"며 "결승에선 최원준 선수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였고, 그 모습이 저에게 압박으로 다가왔다. 한 세트를 내주고 제가 다시 2-1로 역전했을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하지만 최원준 선수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우승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며 상대에게 먼저 축하를 전했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웰뱅밭'이었다. 웰컴저축은행 소속 선수 세 명이 결승에 갔다. 여자부에서는 우승자 최혜미와 준우승자 김예은이 나란히 집안싸움을 벌였다.
이에 대해 '팀 동반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었느냐'고 묻자 위마즈는 손을 내저었다.
그는 "결승에 오르게 되면 이길 확률이 반반이다. 컨디션은 좋았지만 확률로 인해 이길 것이란 확신은 없었다. 앞서 LPBA에서 최혜미가 우승한 것은 같은 팀원으로서 매우 자랑스러웠다"며 "PBA에서 타이틀을 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올 시즌 6개 투어 우승자가 전부 달랐는데, 이는 PBA에서의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위마즈는 지난 2019-20시즌부터 프로당구 PBA에서 활약해온 '터줏대감'이다. 당시 갓 출범한 PBA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던 상황에서 그는 튀르키예 출신으로 과감하게 첫 프로행을 택했다. 당시 만 33세였던 그는 현재 37세로, PBA와 함께 꾸준히 나이 먹은 해외 선수 중 하나다.
이제 한국이 '제2의 고향'이나 다를 바 없는 그는 "UMB(세계캐롬연맹)의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 같은 대회는 쿼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많은 한국 선수들이 나와서 경쟁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이미 얼마나 많은 한국 선수들이 우수한 선수들인지 잘 알고 있다. 쉽게 말해 근처 당구장에만 가도 플레이어들이 정말 강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위마즈는 프로 데뷔 당시부터 '퐁당퐁당' 성적표를 내온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8강에 반짝 올랐다가 예선 탈락을 연속으로 겪기도 하고, 다시 16강~8강 이내에 들었다가 한동안 침체하기도 했다. 초반 세 시즌 동안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시즌 우승부터 조금씩 코가 트이고 있다.
그는 " PBA의 시스템(세트제, 뱅크샷 2점제, 승부치기)이 처음에는 적응하기 너무 어려웠지만 많이 적응했다고 생각한다"며 "또 이런 시스템들은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라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패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PBA 무대에 적응해가고 있고, 이제 익숙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위마즈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PBA 무대에도 칭찬을 전했다. 그는 "PBA는 매우 잘하고 있다. 최근 너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많은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팬분들의 응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