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남부에 “대피하라” 전단 살포···남부 공격 시작하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장악을 완료한 이스라엘군이 피란민이 대거 집결한 남부 지역에서도 조만간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할 것을 시사하는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 동쪽 지역에 “알려진 대피소로 이동하라”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했다.
공중에서 살포된 것으로 보이는 이 전단은 칸유니스 동부 알카라라, 쿠자, 바니수하일라, 아바산 등 4개 마을 주민에게 즉각적인 대피를 명령했다.
전단에는 “안전을 위해 즉시 거주지에서 대피하고 알려진 대피소로 이동하라”며 “테러리스트와 그 시설 근처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생명의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테러리스트가 사용하는 모든 집은 표적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알려진 대피소’가 어디인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하기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전단을 북부 일대에 살포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14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지상 및 지하 전체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가자지구의) 북쪽과 남쪽 모두에서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관련 시설이 밀집한 북부 지역에서 하마스 소탕 및 인질 구출 작전을 벌이기 위해 북부 주민 110만명에게 남부로 대피할 것을 여러 차례 명령했다.
이 때문에 남부 지역은 몰려든 피란민으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스라엘군의 북부 소개령으로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 인구는 40만명에서 1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유엔은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4분의 3에 이르는 150만명이 남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집을 잃은 80만명이 학교, 텐트촌 등 150개 유엔 보호소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보호소의 수용 능력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인구 밀집으로 식량과 식수 부족 및 전염병 확산 위험도 커진 상태다.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으로 남부 공격에 나설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 전쟁 발발 이후 남부 지역에서도 여러 차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상자가 속출했지만, 대대적인 지상 작전은 북부 지역에서만 이뤄져 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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