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선수층까지 두꺼운' 선두 DB를 누가 막을쏘냐

방성진 2023. 11. 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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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DB가 두꺼운 선수층을 구축하고 있다.

원주 DB가 지난 1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81-72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선두 DB의 시즌 전적은 10승 1패다. 최단 경기(11경기) 10승을 신기록을 달성했다.

DB는 개막 후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소 기복 있는 경기를 하기도 했지만, 이날 경기 포함 11경기에서 단 한 번만 패했다. 승부처 지배력에서 다른 팀에 앞섰기 때문이었다.

DB는 전성기 'DB 산성'을 방불케 하는 강상재(200cm, F)-김종규(207cm, C)-디드릭 로슨(202cm, F) 트리플 포스트로 재미를 보고 있다. 세 선수 모두 뚜렷한 장점을 안고 있는 자원이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3번 포지션 전향을 위해 감량한 강상재는 국내 빅맨 중 하윤기(204cm, C) 다음으로 높은 페이스 수치(42.2)를 기록하고 있다. 정확한 슈팅과 기회 창출 능력도 장점이다. 김종규는 수비에서 강점을 보인다. 압도적인 높이와 운동 능력으로 외국 선수도 막아낸다. 로슨은 폭발적인 득점력과 동료를 살릴 수 있는 어시스트 능력을 자랑한다.

아시아 쿼터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이선 알바노(185cm, G)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알바노는 공격력과 경기 운영 모든 면에서 높은 능력치를 보유한 포인트 가드다. KBL 데뷔 시즌이었던 2022~2023시즌도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2023~2024시즌에 한 발 더 발전했다.

그럼에도 DB는 높은 주전 의존도라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1라운드까지 로슨과 알바노는 평균 출전 시간 3위(33분 22초)와 4위(32분 44초)에 올랐다. 강상재도 16위(28분 57초)였다. 11월부터 강행군을 치르고 있는 만큼, 주전 선수들의 출전 시간 안배는 필수적이었다.

제프 위디(213cm, C) 합류가 로슨에게 천군만마였다. 고양 오리온에서 로슨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위디는 합류 후 7경기 중 3경기에서만 9분 이상 출전했다. 평균 출전 시간은 7분 47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35분 이상 출전해야 했던 로슨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최승욱(193cm, F), 김영현(186cm, G), 박인웅(190cm, F), 서민수(197cm, F)도 강상재와 김종규에게 든든한 존재다. 이들은 로테이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적재적소에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DB 선두 질주 숨은 공신들이다.

하지만 알바노 빈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없었다. 알바노 대신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가드는 김현호(184cm, G)와 2023 KBL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합류한 박승재(178cm, G)뿐이었다. 김현호 평균 출전 시간은 3분 51초에 불과했고, 박승재도 큰 점수 차에서 단 2경기만 출전했을 뿐이었다.

다행히 DB에 지원군은 도착했다. 전주 KCC(현 부산 KCC)로 FA(자유계약) 이적한 허웅(185cm, G) 보상 선수로 합류한 유현준(178cm, G)이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을 마친 유현준은 이날 경기 출전 명단에 올랐다.

유현준은 1쿼터 종료 3분 14초 전에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알바노 대신 투입됐다. 포인트 가드로서 볼 핸들링과 경기 운영에 집중하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1분 14초 만에 코트를 떠난 뒤 다시 투입되지 못한 유현준이었다. 김주성 DB 감독이 경기 후 "(유)현준이 햄스트링이 원래 좋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괜찮다고 해서, 5분 안쪽으로 경기 감각을 쌓게 하려고 했다. 내 욕심이었다.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현준 부상에도 알바노는 2쿼터 중반까지 휴식을 취했다. 베테랑 김현호가 포인트 가드로 나섰다. DB는 김현호-김영현-박인웅-서민수-위디 조합으로 2분간 버텼다. 과감한 로테이션 선수들은 득실 마진 –2로 선방했다.

DB는 이후 현대모비스 추격을 잘 뿌리쳤다. 한때 4점 차까지 추격당하기도 했지만, 체력을 아꼈던 주전 선수들이 곧바로 도망가는 득점을 올렸다. 로테이션의 승리였다.

경기 전부터 과감한 로테이션을 해야 한다고 선언했던 김주성 감독은 공언했던 대로 적재적소에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체력 안배와 안정적인 경기력을 모두 챙겼다.

DB가 강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전역한 유현준, 이용우(184cm, G)뿐만 아니라 부상 복귀를 앞둔 두경민(184cm, G)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수층까지 두꺼운 DB를 어떤 팀이 막을 수 있을까.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DB가 앞)
- 2점 성공률 : 54%(27/50)-약 40%(21/52)
- 3점 성공률 : 약 33%(7/21)-25%(8/25)
- 자유투 성공률 : 50%(6/12)-75%(6/8)
- 리바운드 : 41(공격 14)-42(공격 16)
- 어시스트 : 20-16
- 턴오버 : 10-9
- 스틸 : 7-6
- 블록슛 : 6-2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H. 원주 DB
- 김종규 : 27분 11초, 26점(2점 : 8/13, 3점 : 2/3, 자유투 : 4/5) 9리바운드(공격 4) 1어시스트 2블록슛
- 강상재 : 34분 46초, 17점(2점 : 4/4, 3점 : 3/7) 5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4스틸
- 디드릭 로슨 : 30분 2초, 14점(2점 : 5/11) 13리바운드(공격 4) 4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
- 이선 알바노 : 32분 17초, 10점 12어시스트
A. 울산 현대모비스
- 신민석 : 26분 43초, 16점(3점 : 4/7) 7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 게이지 프림 : 21분 24초, 13점(자유투 : 3/3) 4리바운드(공격 4) 2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
- 케베 알루마 : 18분 36초, 12점 8리바운드(공격 3) 1어시스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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