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순수하지 않아” 툰베리, 환경 운동 연설 도중 마이크 뺏겼다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20)가 네덜란드에서 연설하던 도중 한 시위 참가자에게 마이크를 빼앗겼다. 독일의 환경 단체들은 툰베리에게 거리를 두고 있다. 16살의 나이에 강력한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된 툰베리에게 최근 변화가 생긴 걸까.
영국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각) 툰베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 위기 관련 시위에 참석했다. 이 시위는 네덜란드 총선을 열흘 앞두고 정치권에 기후 변화에 대응할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툰베리는 처음에는 기후 위기에 대한 통상적인 발언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다 팔레스타인 지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환경운동가로서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국제적인 연대 없이는 기후 정의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휴전하라. 팔레스타인은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휴전을 촉구했다. 툰베리는 팔레스타인을 상징하는 흑백 체크무늬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이때 초록색 외투를 입은 남성이 무대로 뛰어올랐다. 그는 툰베리에게서 마이크를 빼앗으려고 하면서 “나는 정치적 견해가 아니라 기후 시위를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항의했다. 툰베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고, 팔레스타인 스카프를 두른 다른 시위 참가자들이 남성을 제지했다. 툰베리는 이 과정을 지켜보며 “진정하라”고 말했다.
보안요원들이 남성을 무대 밖으로 끌고 나가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툰베리는 다시 “점령지에는 기후 정의가 없다”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툰베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 지지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에는 반대한다”면서도 “전 세계가 피해를 당한 팔레스타인과 민간인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팔레스타인과 함께하세요”라고 했다. 이스라엘 교육부는 교과서에서 툰베리가 ‘본보기’로 묘사되는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환경운동 단체도 툰베리와 거리를 두고 있다. 독일 녹색당의 공동 대표 리카르다 랑은 “툰베리가 이러한 발언을 통해 기후 운동의 얼굴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트렸다”고 비판했다. 독일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툰베리가 또다시 자신의 목적을 위해 환경 시위 무대에 오르는 건 슬픈 일”이라고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툰베리가 더 이상 순수한 환경운동가가 아니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툰베리는 2018년 여름 스톡홀름의 대사관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란 피켓을 들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시위를 벌였고, 이는 세계 수백만 학생의 동조 시위로 이어졌다. 2019년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2019년 16세의 나이에 최연소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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