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th SRE][Worst]롯데캐피탈, 개인신용대출 모니터링 필요
워스트레이팅 14위…15명 중 10명 등급 하향 응답
연체율 소폭 상승…유동성 지표는 ‘우수’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롯데캐피탈은 최근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가 커졌다. 올해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 개선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및 개인 신용대출에 대한 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스플릿(신용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 상태에 놓여있는 롯데캐피탈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롯데캐피탈은 34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40개 가운데 신규 진입과 동시에 14위를 기록했다. 응답자 총 176명 중 15명(8.5%)으로부터 현 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기평과 NICE신평은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한신평은 ‘AA-(안정적)’로 한 노치 높게 봤다. 스플릿 발생은 투자 수익률이 불명확해진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악재로 여겨진다.
응답자별로 살펴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 9명 중 6명은 등급을 낮춰야 한다고, 3명은 등급을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비CA는 6명 중 4명이 등급을 내려야 하고, 2명은 올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SRE자문위원은 “한신평이 왜 롯데캐피탈에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에 따른 노치업(상향조정)을 주고 등급 조정을 하지 않았냐는 의미”라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일수록 변화의 적시성과 논리의 일관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캐피탈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캐피탈의 지난 상반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86%로 집계됐다. 2021년 말 1.20%, 2022년 말 1.56% 등 점차 상승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은 영업자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개인신용대출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윤희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2020년 이후 저금리 기조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바탕으로 개인신용대출의 건전성이 개선 추세를 보여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경기 둔화와 고금리 지속으로 인해 중·저신용자 위주로 구성된 개인신용대출에 대해 건전성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미 NICE신평 책임연구원도 “여신 심사 강화 및 부실자산 상·매각을 통해 우수한 건전성 지표 및 손실완충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 및 실물경기 둔화로 개인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 등의 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해 말 제기됐던 유동성 위기의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캐피탈의 현금성자산만 약 1조7000억원으로 단기 유동성 지표인 90일 이내 만기도래 즉시가용유동성비율은 270%, 1년 이래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114%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앞서 한기평과 NICE신평의 롯데캐피탈 신용등급 하향조정에는 다른 롯데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롯데그룹의 계열지원 능력 약화가 영향을 미쳤다.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 상승이 채무상환능력 약화로 이어졌고, 다른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 기대감이 크게 떨어지면서다. 한기평과 NICE신평은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져야만 롯데캐피탈을 비롯한 그룹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미경 (kong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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