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또 못 쉬나…다이어, 뮌헨 이적 변수→토트넘 "대체 선수 구할 경우에만 허락"

맹봉주 기자 2023. 11. 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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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다이어.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쉽게 보내줄 생각이 없다.

에릭 다이어의 상황이 또 바뀌었다. 당초 다가오는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나는 게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주전 센터백 수비수인 미키 판 더 펜이 부상을 당하며 변수가 생겼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다이어의 대체 선수를 구할 경우에만, 다이어를 겨울 이적 시장에서 내보낼 것이다. 지금까지는 다이어가 토트넘에 남을 확률이 높다. 현재 토트넘은 판 더 펜이 부상으로 빠지고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레드카드 퇴장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센터백 수비수가 부족하다. 당장 직전 울버햄튼전에서도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다이어를 주전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시켰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위기의 11월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첼시전 1-4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패배인 동시에 이탈된 선수들이 너무나 많았다.

제임스 메디슨,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데스티니 우도지,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퇴장당했다. 그 여파로 다음 경기였던 울버햄튼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이전까지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잉여자원이었다. 1시즌 만에 입지가 몰라보게 좁아졌다.

다이어는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센터백 수비수다. 잉글랜드 출신이지만 포르투갈 스포르팅 유스팀에서 성장해 프리미어리그까지 입성했다. 커리어 초반 주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 하지만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토트넘에서 중앙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4-2015시즌부터 꾸준히 활약했다. 2018-2019시즌을 제외해면 모두 시즌당 30경기 이상씩 뛰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은 커리어 하이에 해당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토트넘 수비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매경기 주전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선 토트넘 내 손흥민과 가장 친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새 사령탑이 되며 얘기가 달라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전력에서 배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새로 영입한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로 수비 센터백 라인을 꾸렸다.

▲ 이번 시즌은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도 좋았다. 토트넘은 시즌 개막 후 10경기 동안 프리미어리그 무패를 달렸다. 8승 2무. 프리미어리그 1위였다. 다이어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간 다이어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토트넘은 승승장구했다.

다이어의 이적설이 불거졌다. 사실 다이어 이적설은 개막 전부터 흘러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이 적극적이었다. 수비 라인 선수층이 얕아 다이어를 요긴한 백업 요원으로 봤다.

토트넘 시절 다이어를 중용했던 주제 무리뉴가 있는 AS 로마도 눈독을 들였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가 나가는 건 당연해 보였다. 토트넘으로서도 잉여 자원인 다이어를 굳이 지킬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토트넘의 달라진 상황으로 다이어의 입지가 다시 넓어질 기회를 받았다. 다이어는 직전 울버햄튼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이번 시즌 첫 선발 출전. 팀은 1-2로 졌지만 다이어의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26일 열리는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토트넘이 다이어를 뮌헨으로 보내면 가뜩이나 얕은 선수층이 더 헐거워진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이어를 지키는 쪽으로 선회했다.

뮌헨은 당황스럽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다이어 영입이 가까워진 듯 했다. 다이어 역시 뮌헨행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5일 "다이어는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는 것에 관심이 크다. 토트넘 역시 다이어를 내보내려 한다. 다만 토트넘은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으로 다이어를 보낼 계획이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쉴 시간을 주는 게 중요했다. 다이어가 온다면 김민재로선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현재 뮌헨에서 14경기 연속 풀타임 뛰고 있는 김민재는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 혹사 논란은 주요 논쟁거리다.

▲ 다이어.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15일 김민재의 체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민재의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지금의 경기력을 얼마나 유지할지 모르겠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가 3명밖에 없다. 이 포지션에서 선수층이 매우 얕다. 그런 가운데 김민재는 뮌헨 주전 중앙수비수로 유일하게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다. 문제는 그의 체력이다. 곧 A매치 기간이지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는 또 경기를 뛰어야 한다. 쉴 시간이 없다. 뮌헨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김민재는 쉴 시간이 없다. 김민재는 1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 중이다. 뮌헨이 소화한 독일 분데스리가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초도 쉬지 않고 4경기를 모두 가득 출전했다.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18번의 공식 경기 중 17경기를 뛰었다. 그중 16번이 선발이었다. 김민재에 대한 수비 의존도, 뮌헨의 허약한 중앙수비 선수층이 겹치며 출전 시간 조절이 안 되고 있다.

또 다른 중앙수비수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지난 여름 네덜란드 대표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결장하고 있다. 김민재와 짝을 이뤄 출전 중인 중앙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도 부상으로 쉰 경기가 적지 않았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너무 많이 뛰었다. 그가 뮌헨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말이 '안녕하세요'였다. 지금은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그 정도로 김민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알렸다.

김민재의 강행군은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들에서 체력 저하가 눈에 드러났다. 경기 막판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직전 하이덴하임 경기에선 패스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뮌헨이 4-2로 이기긴 했지만 경기 후 김민재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5점을 부여했다. 뮌헨 수비 중 평점이 가장 낮았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0을 줬다. 이날 뮌헨 선발 출전 선수 통틀어 마누엘 노이어와 자말 무시알라 다음으로 낮은 평점이었다.

평소 활약을 고려했을 때 분명 이전에 비해 낮은 평점이었다. 김민재의 최근 출전 시간을 보면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다.

▲ 다이어가 오지 않으면 김민재의 쉴 시간도 없어진다.

김민재의 체력 문제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하이덴하임과 경기 이전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갈라타사라이와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후반 44분에는 팬들의 우려를 사는 장면이 나왔다. 뮌헨이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잘 막아낸 뒤, 김민재는 볼이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근육이 올라온 듯 허리를 숙여 스트레칭을 했다. 경기 도중 선수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김민재의 최근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몸 상태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아 보였다.

지난 9월 3일에 있었던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전을 시작으로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A매치 기간엔 대표팀에 소집되며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김민재 입장에서 그야말로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혹독한 일정이다. 시즌 초반 뮌헨 중앙수비수 줄부상을 당하며 출전 시간 이상의 수비 부담이 있었다. 이번 시즌 내내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쓰러졌다. 투헬 감독이 기용할 수 있는 주전급 중앙수비수는 두 선수와 김민재가 전부였다.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뮌헨에서도 김민재는 핵심 전력이다. 특히 김민재를 향한 투헬 감독의 신뢰가 대단히 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크고, 빠르며 아주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다. 그의 경력은 정말 독특하다.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했다는 걸 보여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입단해 행복하다. 여러 차례 영상통화를 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당장 활약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조차 A매치 기간 김민재에게 휴식을 줄 생각이 없다. 15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훈련만 하는 것보단 A매치 5경기 연속 출전하는 게 선수에게 더 기분 좋은 일일 겁니다"라고 한술 더 떴다.

▲ 김민재가 싱가포르와 A매치에 나섰다 ⓒ 곽혜미 기자

김민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다. 17일 싱가포르와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한국과 독일에서 혹사 논란이 줄기차게 제기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신경 쓰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가 가장 피곤할 때는 12시간 비행 후 착륙할 때다"라며 "김민재는 긴 비행 이후 첫 날은 실내에서 가볍게 회복 훈련을 했다.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 선수는 다음 날 훈련에 나왔을 때 회복이 되고 준비가 된다. (2차 예선) 5경기 연속 출전하는 것이 선수로서 기분 좋은 일이지 훈련만 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선수라면 월드컵 예선은 뛰고 싶은 경기지 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김민재도 그럴 것이다. 독일 매체도 기사를 써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기사를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이어가 끝내 토트넘에 남는다면 뮌헨의 수비 보강에도 차질이 생긴다. 적어도 올 시즌은 김민재 혹사 논란이 끝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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