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화가 났다” 클린스만 감독도 분노했던 ‘거친 파울’…손흥민 “다리에 감각 없었지만, 아프다고 포기할 순 없어”

강동훈 2023. 11. 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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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역시나 강했다. 자칫 잘못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거친 파울’을 당하면서 쓰러졌고, 실제로 다리에 잠깐 감각이 없었지만 이내 다시 일어났다. 손흥민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맡은 역할을 다하고, 또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이끌어가겠다는 집념과 정신력으로 고통을 참고 버티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둔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다리에 감각이 없었지만, 저 하나 아프다고 해서 경기를 포기할 순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손흥민은 최전방과 2선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다만 초반부터 집중 견제에 고전했다. 실제 공격 진영에서 공을 잡으면 싱가포르 수비수 한두 명은 기본적으로 달라붙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시간이 지나면서 페이스를 되찾으며 살아나기 시작했고, 싱가포르가 연이은 실점으로 균열이 생기자 빈틈을 놓치지 않고 기어코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은 후반 18분경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으로 좁혀 들어온 후 지체하지 않고 왼발로 감아 찼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문 왼쪽 상단 구석에 꽂혔다. 이와 함께 손흥민은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동시에 통산 39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2위(50골)에 올라 있는 황선홍(은퇴)과 격차는 11골로 줄였다.

손흥민은 “경기 결과를 떠나 쉽지 않았던 경기였다.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경기가 많아질 것 같고, 오늘 경기가 좋은 훈련이 됐다”며 “공격 찬스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첫 단추가 가장 중요한데 잘 끼웠다. 오늘 경기는 또 다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매번 그 위치에서 슛을 때릴 때 자신감이 항상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슈팅을 때리고 나서 공의 궤적이나 파워, 속도가 너무 좋았다. 골이 들어갈 거로 느낌을 받았다”며 “운이 좋게도 좋은 코스로 들어갔다. 득점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승리에 보탬이 돼서 다행”이라고 득점 당시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36분경 샤 샤히란(탬피니스 로버스)의 거친 백태클에 정강이 쪽을 걷어차였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그는 오랫동안 고통을 호소했고, 의료진의 치료를 받은 후에서야 다시 일어났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는 이어지진 않으면서 손흥민은 남은 시간을 소화한 후 경기를 마쳤다.



경기가 끝난 직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두운 표정 속에 손흥민에게 거친 파울을 범한 샤히란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골 차로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그런 파울을 가하는 장면은 상당히 화가 났다. 부적절했고, 하지 않아도 되는 파울이었다”며 “꼭 파울을 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들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손흥민은 부상 정도에 대해 “지금은 괜찮다”고 답한 뒤 “사실 경기장에서 오래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당시에 살짝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아픔을 가지고 있고, 조그마한 부상을 항상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저 하나 아프다고 해서 경기를 포기할 순 없다. 경기를 정말 못 뛰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지만, 제가 뛸 수 있는 한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거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골든보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이날도 ‘해결사’로 나서면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클린스만호가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어도 첫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함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이강인은 날카로운 킬 패스 한방으로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을 도왔다. 후반전에 직접 득점까지 터뜨렸다. 이와 함께 3경기 연속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클린스만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일취월장’하면서 클린스만호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현상이다. 강인이도 상당히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또 많은 축구 팬분들이 강인이를 되게 좋아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며 “강인이가 경기장에서 매 순간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저도 축구 선수로서, 축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되게 즐겁고 앞으로 더 성장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그러면서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강인이의 재능은 진짜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 다만 이런 재능 있는 선수가 너무 많은 부담감으로 인해서 흔들리지 않도록 모두가 도와줘야 한다”며 “저도 옆에서 강인이를 많이 도와주고 싶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클린스만호는 이틀간 휴식과 회복 훈련 등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한 후 19일 오전 중국으로 출국한다. 이후 오는 21일 중국 선전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중국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중국은 거칠기로 악명이 높은 만큼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손흥민은 “축구를 하다 보면 거친 경기는 항상 있다. 저희도 강팀하고 경기할 때는 계속해서 거칠게 하자고 이야기한다. 아시아팀들은 저희랑 경기할 때는 분명히 거칠게 하려고 할 거고, 또 저희를 화나게 하고 답답하게 하려고 할 것”이라며 “중국이라고 해서 두려워할 것도 없고, 휘말리지 않으면서 저희 플레이를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충분히 좋은 결과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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