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윤심은 어디로… 인요한 칼바람에 김기현·장제원 풍전등화?

은현탁 기자 2023. 11. 1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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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당원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빽도를 모르고 직진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말펀치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두들겨 패고 있는데요. 김기현 대표와 당내 중진들도 마냥 당하지 않고 반격하고 있죠.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바람 앞에 등불이 된 윤핵관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우유 먹으라는 인요한 vs 못 먹겠다는 윤핵관

인요한 위원장이 지난 3일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의원들을 대상으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희생을 요구한 이후 압박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혁신위의 '희생양'은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3선)으로 압축되고 있는데요. 인 위원장의 '희생' 발언 이후 벌써 2주가 지났는데도 당내 중진들은 요지부동입니다.

김 대표와 장 의원은 올해 3·8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장연대를 만들어 대역전극을 만들어 낸 장본인입니다. 김 대표는 전대 초기 지지율 3%에 불과했지만 장 의원의 지원 사격을 받아 당 대표 자리에 올랐죠. 그런데 이 체제에서 치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으니 물러나라는 '신호'를 받은 겁니다.

인 위원장은 15일 YTN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신호가 왔다"는 말을 했습니다. 마침내 칼집에서 칼을 빼 들었습니다. 내 뒤에 대통령이 있으니 빨리 결단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김 대표와 장 의원이 윤심을 확인한 이상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1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1-2주 내에 김기현 대표는 쫓겨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김경진 혁신위원도 지난 13일 혁신위 '조기 해산 카드'를 던지면서 압박했습니다. 김 대표 스스로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한 마당에 혁신위가 해체되면 김 대표도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어지게 되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제원 지지자 4200명 동원 세력 과시

김 대표와 당내 중진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 위원장이 수위를 높여 갈수록 김 대표와 장 의원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어요. 김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날에는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총선까지 물러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장 의원은 아예 무력시위를 하고 있어요. 지난 11일에는 자신의 지역구 외곽 조직인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식 사진을 SNS를 통해 공개했죠. 버스 92대 4200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해 대대적인 세 과시를 했는데요. 그는 이 자리에서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5선 중진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도 지난 8일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갖고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쳐야 한다. 잘 돼서 서울 갈 일이 한 번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의원 하면서 서울 갈 일은 없다"고 했어요.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도 지난 3일 "영남 중진을 수도권에 보낸다고 다 이기는 것도 아닌데, 그럼 앞으로 소는 누가 키우냐. 나한테 묻지 말고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인위원장의 신호'와 관련해 "그런 것은 없었다.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5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 위원장은 이미 당지도부와 친윤 세력을 겨냥해 "강제로 약을 주입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한 상태입니다. 풍전등화의 김-장 연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장제원 의원 12일 천성교회 간증. 사진=장제원TV 캡처.

◇"소신껏 생각껏, 거침없이 해라" 신호

다음은 인 위원장과 김대표, 장 의원의 주요 발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요한 위원장-"역행하는 사람도 있고 그중에 그렇지만 결국은 굉장히 단도직입으로 말씀드리면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마실래, 이런 입장입니다 저는.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그런 말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 거 별로 좋지 않아요."(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의사는 강제로 약을 환자에게 먹이지는 않지만, 생사가 가름될 때는 강제로 주입을 해요. 그래서 정말 안 되겠다 싶으면 이제 특단이 나오죠."(13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어제 아내가 '후퇴는 하지 마. 모양새가 안 좋아'라고 말했어요. 윷놀이에서 빠꾸(빽도)도 없습니다."(14일 문화일보 인터뷰)

-"한 열흘 전에 여러 사람을 통해서 뵙고 싶다고 그랬는데 대통령에 직접으로 연락 온 건 아니고요.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거를 그냥 소신껏 생각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그렇게 우리 당과 우리가 필요한 거를 그냥 거침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어요."(15일 YTN라디오)

■장제원 의원-"우리가 뭐가 두렵겠습니다. 저는 그래서 눈치 안 보고 삽니다. 할 말 하고 삽니다.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뭐라 해도 저는 제 할 말 하고 삽니다. 그래서 좀 역풍도 맞지만~ 요즘도 장제원이 험지 출마하라 캐사서. 항상 제가 16년 동안 걸어왔던 길이 쉬운 길이 아니고 어려운 길이었지만~"(12일 천성교회 간증)

-"저는 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에 가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죽겠습니다. 서울 가래요. 서울을 가랍니다, 저 보고. 우리가 함께 꿈꿔온 사상 발전, 위대한 낙동강 시대의 중심, 사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 일을 위해서 저 남은 인생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여러분."(11일 여원산악회 15주년 기념식)

■김기현 대표-"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는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까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까. 잘 한번 보죠 뭐"(9일 의원총회 직후)

-"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서 당을 혁신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것인데 일부 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아마 하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14일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

-"총선은 종합 예술 작품입니다. 단편예술 작품이 아니라 종합예술 작품이니 만큼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입니다."(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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