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장률 “눈물 펑펑...아름다운 사람들과 행복했다”[인터뷰]
강렬한 등장, 더 강렬한 행보다. 개성에 실력 인성까지 다 갖춘, 훈훈 그 자체의 배우 장률(34)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그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찾아보고 있는데 따뜻한 응원과 호평이 많아 행복하다.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며 환하게 웃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감독 이재규)는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이 이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3일 공개돼 “웰메이드”라는 국내외 호평 속에 15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TOP10) TV(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라질 등 28개 나라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들에게 곁에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해주고 싶고, 아프고 힘들 땐 정신과에도 좀 더 용기내 도움을 청하라고도 말하고 싶어요. 누구나 살면서 고민이 깊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잖아요. 완전하게는 공감할 수 없겠지만 분명 맞닿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우리 작품을 보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어주길 바랐죠.”
장률은 극 중 준수한 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정신의학과 의사 ‘황여환’으로 분했다. ‘고윤’(연우진 분)의 친구이자 다은과도 과거의 인연이 있는 그는 부족함 없는 금수저다. 민들레(이이담 분) 간호사에게 반해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한없이 직진하며 ‘신흥 설렘 유발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장률은 “아무래도 직업 특성상 의사로서의 면모, 신뢰감을 드리는 게 최우선이었다”며 “짧게나마 의사선생님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참관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던 선생님도 계셔서 작품을 하다 궁금한 게 생기면 전화나 카톡으로 여쭤보곤 했다”고 준비한 과정을 설명했다.
“정신과 펠로우 3년차로 꽤나 경력이 있는 의사예요. 병원에서 걸음걸이 속도만 봐도 경력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걸음걸이, 속도, 제스처 등 많은 부분에서 정교하게 신경쓰면서 행동했어요.”
“이 작품 속 인물들이 ‘성장’이라는 주제 안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본적으로 이 의사는 사려 깊고 프로페셔널해요. 주변에서 든든한 존재로 비춰지는데, 이 인물 또한 환자들을 만나면서 또 정신과 의사로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순간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러브라인은 뜨겁다. ‘계급 차이’를 이유로 자신을 계속 밀어내기만 하는 민들레에게 쉼 없이 직진한다. 장률은 “너무 좋았다.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하는 감정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예쁘지 않나”라며 “어렵지만 기분 좋은 일이지 않나. 들레를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예뻐서 절로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 애틋함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임했다. 쟁취하고자 하는 인물이기보단 따뜻한 시선으로 끝없이 응원하는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멜로 연기도, 키스신도 다 처음이었어요. 예쁘고 따뜻하게 그려지길 바랐죠. 힐링 휴먼 드라마라는 장르 안에서 좀 더 풍성한 감정을, 특히 사랑이라는 빠질 수 없는 소중한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싶었어요.”
공은 상대 배우 이이담에게 돌렸다. 그는 “차가워보이는 캐릭터와 달리 실제로는 굉장히 밝고 재밌다. 정말 아름다운 배우이자 사람”이라며 “낯을 좀 가리는 편인데 이담 배우의 친절한 배려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고 편안해졌다. 항상 고마웠다”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스태프 분들과 함께 작업하는 분들과 잘 어울리고 웃음이 많았다. 들레가 처한 상황이나 힘든 상황을 연기하다보니 좀 대비가 됐다. 촬영장에서 이이담 배우를 웃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렇게 호흡을 함께 맞춰가면서 케미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애스타일은 정반대란다. 장률은 “실제로는 신중한 편이라 조심조심 다가간다. ‘여환’처럼은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모르는 게 많고 걱정도 많아서, 어떻게 보면 조금은 찌질해 보일 수 있는 어떤 면들은 저와 비슷한 부분도 있어요. (시청자분들이) 그런 모습도 좋게 유쾌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작품마다 다른 사람같다”고 말하니, “뿌듯하면서도 고민이 된다. 나라는 배우를 좀 더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작품마다 새롭게 봐주시는 건 배우로서 행복한 일이지만, 아직 도전하고 싶은 게 많은 입장에선 숙제이기도 하다. 더 알아봐주시고, 찾아주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비결은 없어요. 그저 캐릭터마다 그 인물의 정서나 감정, 상대 배역들과의 관계 등에 집중하는 타입이에요. 몸무게의 변화도 (캐릭터에 따라) 있는 것 같고요. ‘마이 네임’ 때는 (평소보다) 더 쪘고, ‘몸값’을 찍을 때 빠졌어요. 변함없는건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는 거? 좋은 팀을 만나 자연스럽게 캐릭터로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는 “이보영 배우는 정말 ‘기둥’이었고, 연우진 배우는 ‘베테랑’이었다. 선배들의 바이브에 걱정보다 빠르게 ‘황여환’이 될 수 있었다”면서 “고민이 될 때마다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여유롭고도 편안하게 따뜻하게 받아주고 다가와주고 소통했다. 마음을 나눴다. 그 진심 덕분에 좋은 팀워크가 형성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주는 팀이었고, 배울 게 정말 많은 현장이었다. 그런 동료들과 함께 했다는 게 영광이었고, 이런 아름다운 작품에 함께해 기뻤다. 에피소드마다 놀라운 연기를 펼치는 수 많은 배우들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웠고, 멋져보였다. 이 일을 하고 있단 게 뿌듯했다”며 깊은 애정과 존경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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