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입시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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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이 치러졌다.
이젠 다시 노령화 시대라 의료 수요가 높아질 것이니 의대 정원을 늘리고 간호대 정원을 늘리겠단다.
의대 정원은 이미 확대되어, 의사와 의료기관의 수가 몰라보게 많아졌다.
입시를 통해 의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주장은 학생과 학부형들에게도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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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이 치러졌다. 학생과 가족, 관계자들도 잠깐 한시름 내려놓고 쉬는 날이리라.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발표도 있었기에, 관심있는 이들은 마음이 더 복잡하였을 것 같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면서 의료정책 못지 않게 가볍게 뚝딱 만들어지는 듯하다.
어제는 다행히 춥지 않았다. 나 역시 입시한파라는 말이 무색하게 매미가 한창일 때 수능을 보았다. 그땐 지금만큼 의대를 선호하진 않았다.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높았고 졸업하기 전부터 여러 기업에서 앞다투어 공대생을 모셔가다 보니, 공과대학의 위상이 더 높은 학교도 있었다. 안정적인 취업이 보장되고 처우가 좋으니 당연하겠다. 정원도 계속 늘었다.
그러나 공대붐의 끝물에서는 열정을 요구받다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결과가 얼마 전 개발자 부족 사태리라. 그러자 의대선호로 이공대생이 부족하다며, 과학고생의 의대 진학을 제한하느니 입시에 불이익을 주느니 냄비 끓는 듯한 주장들이 난무하지 않았던가.
이젠 다시 노령화 시대라 의료 수요가 높아질 것이니 의대 정원을 늘리고 간호대 정원을 늘리겠단다. 의대 정원은 이미 확대되어, 의사와 의료기관의 수가 몰라보게 많아졌다. 그럼에도 특정 과의 인원이 이전보다도 부족하다면 그 과의 힘든 사정을 해결해야지, 무작정 분모만 늘리는 게 대책이겠나. 정원이 늘면 그에 비례해 해당과 인원도 늘 거라고 진정 믿는지, 주식 물타기와 혼동하는지 궁금해진다.
간호인도 이미 많다. 단지 우리 의료여건이 간호인에게 현업에 머물 보람을 주지 못해, 쉬고 있는 면허가 더 많을 뿐이다. 결국은 졸업 후의 현업에서의 보상과 처우가 관건이다. 이 고물가 시대에 늘 비교대상인 OECD 평균의 1/10도 미치지 못하는 의료수가로 OECD와 같은 의사, 간호사 처우를 맞춰주지 못하며, 바이탈과 담당의가 탈진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정말 모르는 것인가.
입시를 통해 의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주장은 학생과 학부형들에게도 기만이다. 명백한 원인은 애써 외면하며 엉뚱한 곳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본말을 전도하는 정책은 그만둘 때가 되었다. 환자도 의료인도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 우리 국민이며, 대한민국 영토에서 자기 일에 보람을 느끼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이미연 대한치과의사협회 전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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