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수북이 쌓인 수험서…수능 끝났어도 다시 학원 찾는 이들

정수현 기자 2023. 11. 1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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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6일 저녁 6시40분 무렵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대형 재수학원 앞 주차장에는 수험서가 산처럼 수북이 쌓였다.

노량진역 바로 앞 한 대형 미술 입시학원과 독학재수독서실 문 앞에는 수능을 본 직후 학원 강사를 찾아온 학생들이 서 있었다.

한 대형 체대입시학원 관계자(남·40대)는 "내일(수능 다음날)부터 학원생들이 입시 준비를 위해 수업을 들으러 온다"며 앞으로 학원가가 더 바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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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저녁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대형재수학원 입구 앞 주차장에 수험서가 '산'처럼 수북히 쌓였다. 사진은 버려진 수험서의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 16일 저녁 6시40분 무렵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대형 재수학원 앞 주차장에는 수험서가 산처럼 수북이 쌓였다.

이번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지금껏 공부해온 무거운 책과 공책들을 "더 이상 볼일이 없다"며 한꺼번에 버리자 이내 거대한 '수험서 산'이 된 것이다. 3칸 남짓한 주차 공간을 가득 메운 책무덤은 사람 허리보다 더 높았다.

한 대형재수학원 주차장 3칸 남짓한 곳에 수험서들이 사람 허리 높이로 쌓인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수능이 끝나자마자 다니던 대형 재수학원에 들렀다는 수험생 A씨(남·20)는 "가져가야 할 짐이 있어서 (학원에) 들렀다"며 학원 정문 앞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우면서도 표정은 근심이 한가득이었다.

A씨는 "끝났는데 끝난것 같지 않다"며 "(수능) 가채점하고 논술학원을 알아본 후 바로 내일부터 논술 준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필요없는 책은 힘껏 버리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입시 자료는 중요하다"며 면접과 논술시험 관련 서적은 두둑이 챙겨갔다.

202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오후 7시15분쯤 대형미술입시학원 앞 한적한 거리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이날 수능이 끝난 후 찾아간 노량진 학원가는 환호와 격려의 소리로 시끌벅적했던 학교 앞과 달리 수험생들이 빠져나가 어수선하면서도 한적했다. 하지만 이내 곧 수능 도시락을 들고 심란한 얼굴로 노량진 학원가를 찾는 몇몇 수험생을 만날 수 있었다.

노량진역 바로 앞 한 대형 미술 입시학원과 독학재수독서실 문 앞에는 수능을 본 직후 학원 강사를 찾아온 학생들이 서 있었다. 학원 강사는 밝은 목소리로 "어찌됐든 수고했다"며 반갑게 맞았지만 강사에게 인사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다.

수험생 B씨(여·20)는 "국어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울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독학재수독서실 계단 앞에 앉아 대표적인 수험서 EBS 연계 교재를 뒤적거리며 입시 컨설턴트 관계자와 계속 통화했다.

노량진 독학재수학원 관계자 C씨(남·50대)는 "독서실을 등록한 학생 100명 중 30명 이상이 이번에 수능을 치렀다"며 "오늘도 학원에 들른 학생이 많다"고 언급했다.

노량진역 한 대형입시학원 문앞에 붙여진 면접학원과 독학관리 사관학원 표지판 모습. /사진=정수현 기자
학원가를 찾은 학부모의 모습도 보였다. 종로구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수험생의 어머니 D씨(여·40대)는 "이번 수능에 킬러문항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며 "(우리 아이가) 수시로 다가올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데 관련해서 학원을 좀 알아보기 위해 들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면서도 "수능이 끝나고 고생한 아이가 너무 대견하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주말에 또 다가올 여러 입시 설명회와 논술학원 등록으로 입시 전쟁이 시작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 체대입시학원 관계자(남·40대)는 "내일(수능 다음날)부터 학원생들이 입시 준비를 위해 수업을 들으러 온다"며 앞으로 학원가가 더 바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그의 마지막 한 마디가 현재 수험생이 처한 현실을 일깨우는 것 같아 씁쓸했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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