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日과 가격 경쟁 심화… 삼성전기, MLCC 판가 하락에 수익성 악화

전병수 기자 2023. 1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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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올해 들어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판매가격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17일 삼성전기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생산하는 MLCC의 올 3분기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8% 하락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무라타, TDK 등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MLCC 시장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기가 상대하는 일본 경쟁사들이 엔화 약세의 수혜로 낮은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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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MLCC 평균판매가격 올 들어 두자릿수 하락
中 고객사 선전에도 4분기 수익성 양호하지 않을 듯
日 경쟁사 무라타, 엔화 절하 수혜로 영업이익 늘어
삼성전기의 1005(가로 1.0mm, 세로 0.5mm) MLCC 제품./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올해 들어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판매가격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경쟁사인 일본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주요 고객사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 호조에도 단기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전자기기 내 핵심 부품이다.

17일 삼성전기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생산하는 MLCC의 올 3분기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8% 하락했다. 올 1분기와 2분기에도 삼성전기 MLCC 판가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와 14.6% 하락했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기 MLCC 판가는 30% 가까이 올랐는데, 올해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MLCC는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8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삼성전기의 IT용 MLCC는 현재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 등의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37% 수준이다.

최근 샤오미와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은 중국 현지에서 인기를 누리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웨이보에 “샤오미14 시리즈 판매량이 일주일 만에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지난 8월 말 출시한 ‘메이트60 프로′도 6주 만에 160만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하지만 주요 고객사의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의 올 4분기 수익성은 양호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도쿄 외환 시장에서 한때 엔/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인 달러당 151.79엔까지 오르며, 엔화 가치가 약 33년 만에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MLCC 시장에서 무라타, TDK 등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엔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무라타, TDK 등은 삼성전기와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해지고, 삼성전기 역시 가격을 낮춰 따라갈 수밖에 없다.

MLCC 시장 1위 기업인 무라타는 올 4~9월 영업이익이 1389억엔(약 1조2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전망치를 65% 상회한 수치다. 무라타는 이에 대해 부품 수요가 전망을 밑돌았지만 엔화 절하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의 삼성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417억원으로 한 달 전(2288억원)과 비교할 때 40% 가까이 줄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모델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로 MLCC 가동률이 이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엔저 현상과 일본 경쟁사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평균판가가 하락,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엔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은 제기되고 있지 않아 삼성전기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LCC 시장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기가 상대하는 일본 경쟁사들이 엔화 약세의 수혜로 낮은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올 들어 전장용 MLCC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IT용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어 내년에도 전장용 시장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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