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등번호와 같은 역할 맡은 황인범…황인범이 말하는 수비형 MF 역할

김환 기자 2023. 11. 1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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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상암)]


황인범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데에도 익숙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지난 10월 열린 튀니지전과 베트남전에 이어 3경기 연속 4득점 이상을 터트리는 다득점 경기를 펼쳤다. 클린스만 감독이 공격 축구를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아쉬운 모습을 보이던 클린스만호는 10월 두 차례의 친선경기에서 선보인 화력을 실전 무대인 월드컵 예선에서도 이어갔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한국은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 채 높은 위치에서부터 공격 작업을 시작했다. 3선 미드필더로 출전한 황인범이 두 센터백들 사이에서 빌드업의 중심축 역할을 했고, 이재성과 손흥민은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수비 사이 공간을 공략했다. 측면에 배치된 황희찬과 이강인은 장기인 돌파 능력을 앞세워 수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최전방에서는 조규성이 상대와 적극적인 수비 경합을 통해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골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싱가포르는 낮은 수비라인과 촘촘한 간격을 유지한 채 한국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일대일 상황에서도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히려 득점이 나오지 않자 초조해지는 쪽은 한국이었다.


다행히 전반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앞서 전반전 중반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인해 득점이 취소된 조규성이 전반 막바지 득점을 터트리며 아쉬움을 씻어냈다. 조규성은 이강인의 정교한 크로스를 받은 뒤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발휘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 추가골은 이른 시간에 나왔다. 후반전 초반 이강인이 드리블 돌파를 통해 공간을 만들었고, 이강인이 상대 수비에게 걸려 넘어질 때 흐른 공을 조규성이 받아 문전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황희찬이 헤더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트렸다.


이후에는 한국의 골 파티가 벌어졌다. 주장 손흥민이 박스 바깥쪽 ‘손흥민 존’에서 왼발로 날카롭게 감아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린 데 이어 설영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교체로 들어온 황의조가 성공시키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반부에는 이강인이 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축포를 쐈다. 경기는 한국의 5-0 대승으로 끝났다.


경기를 마치고 황인범이 취재진을 만났다. 황인범은 이날 3선에서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후방에서 안정적인 빌드업 능력, 그리고 때로는 측면으로 넓게 벌리는 전환 패스로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도록 기여한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승기가 넘어온 후반전 도중 이순민과 교체되어 나갔다.


황인범은 “날이 정말 추웠는데 만원 관중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분들께 감사했다. 저희가 전반전에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어쨌든 후반전에 선수들이 득점을 골고루 잘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 10월의 아쉬움을 털어낸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10월 A매치 기간에도 소집됐지만, 튀니지전을 앞두고 몸을 풀던 도중 갑작스럽게 컨디션이 나빠져 출전하지 못했다. 황인범 대신에는 홍현석이 갑작스럽게 투입됐다. 황인범은 베트남전에도 나서지 못했고, 결국 10월 A매치 기간 동안 출전하지 못한 채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황인범은 “오늘 경기를 준비를 하면서 감독님께서 내가 공격적인 성향이 더 짙은 선수라는 걸 아시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무조건 이제 (김)민재랑 (정)승현이 형 사이에서 삼각형을 잘 만들어주면서 나가지 말고 지켜주는 플레이를 요구하셨다. 그리고 공을 받아서 전환을 해주는 플레이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워낙 좀 앞으로 움직이고 이런 걸 좋아하는 선수다 보니 계속 생각하면서 뛰었다. 민재랑 승현이 형이 잘 컨트롤을 해줘서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았었던 것 같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이 오랜만에 뛰는 자신에게 어떤 요구를 했는지 설명했다.


사실 황인범은 6번, 즉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과거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던 시절 수행한 경험이 있었다. 오랜만에 이 역할을 해본 소감을 묻자 황인범은 “요즘 소속팀에서도 그 위치에서 플레이를 한다. 감독님께서 요구를 많이 하신다. 그 자리에서 뛰고 있다 보니까 뭐 크게 어색하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무래도 포지셔닝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걸렸다. 제가 원래 8번이나 공격적인 역할을 했을 때와 다른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경기 전부터 계속해서 그런 이미지 트레이닝을 좀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전반전에는 답답함을 느꼈을 황인범이다. 황인범에게 조규성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선수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물었다


황인범은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도 그랬고 전반전을 하면서도 그랬고, 분명히 좋은 장면들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급해지지 말고 침착하게 계속 사이드를 이용해서 공격 찬스를 만들자, 침착하게 하자’라는 말을 했다. 조급해지는 순간 경기가 더 어렵게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침착하게 끝까지 찬스를 노렸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후반전에는 무려 네 골이 나왔다.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다득점,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이는 팀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과다.


황인범은 “내가 팀을 어떻게 특별하게 이끌어 나갈 필요가 없을 만큼 팀에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경기 뛴 11명 선수들은 물론 벤치에서 대기했던 선수들까지 모두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특별하게 해야 될 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다”라며 답변을 시작했다.


이어 황인범은 “다만 경기 상황에서 매 순간 모든 선수가 경기장에 있는 선수들이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세컨볼 하나하나에 정신 차리고 그런 부분들을 계속해서 가지고 오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저번 2차 예선, 그리고 최종 예선을 하면서 서툴렀던 부분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이번 예선에서는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잘 인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황인범은 “앞으로 남은 경기 다섯 경기들도 저희가 오늘 한 것처럼 침착하게 득점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끝까지 두드리고 하다 보면 동료들이마무리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될 것 같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하 황인범 인터뷰 일문일답]


소감


날이 정말 추웠는데 만원 관중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분들께 감사했다. 저희가 전반전에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어쨌든 후반전에 선수들이 득점을 골고루 잘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출전했는데, 어떤 요구를 받았는지


오늘 경기를 준비를 하면서 감독님께서 내가 공격적인 성향이 더 짙은 선수라는 걸 아시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무조건 이제 (김)민재랑 (정)승현이 형 사이에서 삼각형을 잘 만들어주면서 나가지 말고 지켜주는 플레이를 요구하셨다. 그리고 공을 받아서 전환을 해주는 플레이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워낙 좀 앞으로 움직이고 이런 걸 좋아하는 선수다 보니 계속 생각하면서 뛰었다. 민재랑 승현이 형이 잘 컨트롤을 해줘서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았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6번 롤을 맡았다


요즘 소속팀에서도 그 위치에서 플레이를 한다. 감독님께서 요구를 많이 하신다. 그 자리에서 뛰고 있다 보니까 뭐 크게 어색하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무래도 포지셔닝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걸렸다. 제가 원래 8번이나 공격적인 역할을 했을 때와 다른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경기 전부터 계속해서 그런 이미지 트레이닝을 좀 많이 했던 것 같다.


득점이 나오지 않았을 때 선수들끼리 어떤 말을 했는지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도 그랬고 전반전을 하면서도 그랬고, 분명히 좋은 장면들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급해지지 말고 침착하게 계속 사이드를 이용해서 공격 찬스를 만들자 침착하게 하자’라는 말을 했다. 조급해지는 순간 경기가 더 어렵게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침착하게 끝까지 찬스를 노렸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다득점 승리에 사기가 올랐을 것 같다


내가 팀을 어떻게 특별하게 이끌어 나갈 필요가 없을 만큼 팀에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경기 뛴 11명 선수들은 물론 벤치에서 대기했던 선수들까지 모두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특별하게 해야 될 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경기 상황에서 매 순간 모든 선수가 경기장에 있는 선수들이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세컨볼 하나하나에 정신 차리고 그런 부분들을 계속해서 가지고 오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저번 2차 예선, 그리고 최종 예선을 하면서 서툴렀던 부분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이번 예선에서는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 다섯 경기들도 저희가 오늘 한 것처럼 침착하게 득점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끝까지 두드리고 하다 보면 동료들이 마무리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될 것 같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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