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살아났다? "글쎄"…골목은 '텅텅'인데 임대료 다시 오른다[부릿지]
중국의 한한령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던 명동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52.5%에 달했던 공실률은 올해 2분기 14.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문을 닫았던 다이소 명동역점이 12층 매장으로 재개장하고 명동에서 매장을 철수했던 아디다스도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인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로 돌아왔다. 롯데 면세점은 지난달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인 'LDF 하우스'를 열어 외국인 관광객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중심 거리에서 한 골목만 들어가면 여전히 빈 상가가 즐비해 있다. 공간을 채운 상가들 역시 대부분 화장품 매장으로 과거와 다른 관광문화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잡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임대료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는데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명동 상권 실태를 알아봤다.
안녕하세요. 부릿지 김효정입니다. 오늘 제가 나온 곳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이자 '최애' 장소, 명동입니다. 명동은 2000년대 'K뷰티'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죠. 건물마다 들어선 화장품 로드샵이 한국 뷰티 업계의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한한령(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조치)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이어지면서 침체되기 시작했죠. 해외 방문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명동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고 몇 년간 폐허처럼 변했는데요.
지난 1월 명동 엠플라자에 들어선 아디다스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명동 상권을 떠났지만 엔데믹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최대 규모 매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명동 거리의 소규모 상가에도 생기가 도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평일 오전임에도 거리는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습니다. 불과 몇 년 전 '유령도시'로 불렸단 사실이 무색하게 다양한 매장이 문을 열었고 새로운 브랜드들의 입점 준비도 한창입니다.
명동의 부활은 통계로도 나타납니다. 지난해 2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52.5%로 서울 6대 가두상권(명동·강남·홍대·가로수길·한남이태원·청담) 중 가장 높았습니다. 상가 절반이 비어있었던 거죠.
명동 상권이 회복됐다는 전망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여전히 높은 임대료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죠.
2022년 서울시 상가임대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명동거리의 평균 통상임대료는 ㎡당 약 21만원, 평당(3.3㎡) 약 69만원입니다. 자치구 기준으로는 명동이 위치한 중구보다 강남구의 통상임대료가 높지만 상권 기준으로는 명동거리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명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아직은 그렇게 막 문의 들어오고 그러진 않아요. 왜냐면 임대료가 비싸니까. (코로나 때 임대료 좀 많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별로 안 떨어졌어. 그냥 버텨나가는 거지 나중에 오르니까.
올해 3분기 명동의 중대형 매장 임대료는 ㎡당 약 19만원인데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3분기(29만4000원)보다는 대폭 낮은 가격이지만 지난해 1분기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임대료는 점차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하면 과거 임대료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있죠.
달라진 관광객들을 끌어들여야 하지만 명동은 여전히 과거의 뷰티 중심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명동 상권은 화장품업이 3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동일한 매장이 블록마다 들어서 있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명동을 찾는 사람은 줄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124만5060명이던 명동역 하차 인원은 지난 6월 101만5976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주요 상권 인근역인 강남역(220만3646명), 홍대입구(267만5643명)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오피스나 대학가가 없는 탓도 있지만 그만큼 명동은 '일부러' 찾는 곳이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하지만 통상임대료는 할 수 없이 인구가 유입되는 이들 상권보다 훨씬 높죠.
명동 상권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26.9% 증가했지만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26.5% 낮은 수준입니다. 상가는 채웠어도 상권이 회복된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명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금도 외국인이 많아요. 옛날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사가거든. 지금은 중국인들이 많이 안 오니까 그렇게 상권이 확 살아나고 그러지 않아요. 여기 상권이 살아나려면 건물주들이 과감하게 현실에 비춰서 내리고 (해야 하는데) 나중에 올리기가 힘들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김효정
촬영 김윤하 김아연PD
편집 김윤하 PD
디자이너 신선용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김아연 PD ayeon_28@mt.co.kr 김윤하 PD ekel1512@mt.co.kr 신선용 디자이너 sy05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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