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비하인드… 손흥민 차려다 이강인 권유에 황의조에 양보[싱가포르전]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의 싱가포르전 세 번째 골이 된 황의조의 페널티킥. 이 페널티킥은 팬들의 현장 직캠을 통해 비하인드를 알 수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1차전 싱가포르와의 홈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44분이 돼서야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쭉 밀어찬 왼발 대각선 크로스를 조규성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골키퍼 앞에서 노마크로 왼발 슈팅을 성공시켜 1-0을 만들어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4분 오른쪽에서 이강인의 드리블 돌파 중 흘러나온 공을 조규성이 오른쪽에서 오른발 크로스했고 먼포스트에서 황희찬이 달려들어오며 내려찍는 헤딩 추가골을 만들어 2-0이 됐다. 주장 손흥민이 세 번째 골을 넣었다. 후반 18분 손흥민이 박스 바로 밖 중앙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찬 전매특허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후반 23분 설영우가 만든 페널티킥을 황의조가 키커로 나서 성공시켜 4-0을 만들었고 후반 40분에는 박스 바로 밖에서 이강인이 때린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5-0으로 승부를 끝냈다.

세 번째 골이었던 페널티킥에는 비하인드가 있었다. 중계 화면에는 설영우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선수들이 환호하는 장면이 나온뒤 설영우가 어떻게 걸려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는지 리플레이 화면이 나오느라 알지 못했던 장면이 있었다. 이는 현장을 찾은 팬들의 직캠 영상을 통해 비하인드를 알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공을 잡고 페널티 스폿에 공을 가져다 놓은 사람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서로 얘기를 나누며 웃더니 손흥민이 공을 가져다놓고 페널티킥을 찰 준비를 했다. 주심도 손흥민이 찬다고 생각하고 손흥민에게 페널티킥을 찰 때 유의할점을 알려줬다.

그 사이 손흥민과 얘기를 마친 이강인이 황의조를 바라보더니 '(페널티킥을) 찬다고 해'라고 외쳤고 이를 들은 황의조는 손흥민에게 다가가며 자신이 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손흥민은 흔쾌히 황의조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다.

그렇게 페널티킥 키커가 바뀌었고 황의조가 나서 침착하게 왼쪽으로 차넣어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즉 손흥민이 차려다 이강인의 권유를 들은 황의조가 손흥민에게 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손흥민도 양보해 황의조의 PK골이 가능했던 것이다.

손흥민은 자신의 골 욕심보다는 돌아가며 많은 선수들이, 그것도 대표팀에서 자신감이 필요한 '절친' 황의조가 차라고 양보했고 황의조 역시 자신있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의미 있었다. 손흥민도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제 골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골을 넣어 자신감이 올라가고 분위기도 좋다"며 많은 선수들이 돌아가며 골을 넣은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