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대급 세수 부족...대주주 양도세 완화, 명분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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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는 대주주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와 여당은 대주주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종목당 보유량을 10억원 이하로 낮추는 과정에서 한꺼번에 매도량이 폭증해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주주 양도세 과세가 처음 도입된 2000년에는 종목당 100억원 이상 보유자로 제한했으나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종목당 1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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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는 대주주의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율 1~4%) 이상 소유자로 돼있는 과세대상 대주주의 기준을 20억~50억원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빠르면 올 연말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와 여당은 대주주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종목당 보유량을 10억원 이하로 낮추는 과정에서 한꺼번에 매도량이 폭증해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역대급 세수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50조 9000억원이나 줄었고 같은 기간 나라 살림 적자가 70조 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세수가 400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예산을 짰지만 지난 9월에 세수 추계를 다시 해본 결과 341조 4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59조 1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졌다. 나라 금고가 바닥을 드러내자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려쓴 일시대출금이 1~9월에만 113조 6000억원에 이르고 여기에 들어간 이자만 1500억원이나 된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세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은 대주주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양도세 전면 과세를 시행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는 물리지 않는다. 한국도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양도세로 전환해야 한다. 역대 정부들은 이런 추세에 따라 양도세를 물리는 대주주 범위를 확대해 왔다. 대주주 양도세 과세가 처음 도입된 2000년에는 종목당 100억원 이상 보유자로 제한했으나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종목당 1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대주주 양도세 완화는 국제 조류나 역대 정부 정책 방향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 현재 양도세 부과 대상은 전체 투자자의 0.3%에 불과하다. 양도세 부과 대상의 범위를 줄일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옳다. 양도세 완화 방침은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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