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와 강감찬에 가려진, 고려 명장 양규 재조명

고려거란전쟁-고려의 영웅들(상 하)- 길승수 지음 /들녘 /각 1만8000원

“태종, 세종, 수종(?)” 사극 팬들은 ‘태조 왕건’ ‘대조영’ ‘해신’ 등 정통 사극에서 우리 민족의 영웅 역할을 도맡다시피 한 배우 최수종을 이야기할 때 이렇게 말하곤 한다.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이 방영 중이다. ‘사극의 신’이라고 불리는 최수종이 이번에는 고려군 총사령관 강감찬이 되어 나라와 백성을 지킨다. 드라마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원작 소설이 있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원작자와 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길승수 작가는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다룬 소설 시리즈를 꾸준히 집필 중이다.

이번 작품은 ‘1010년 거란의 2차 침공’을 다룬다. 당대 고려를 둘러싼 주변 상황과 주요 사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인물들을 충분한 고증과 연구 끝에 흥미진진한 이야기 안으로 불러냈다는 점, 서희와 강감찬 뒤에 가려졌던 고려의 명장 양규를 재조명하여 이순신 장군에 버금가는 또 한 사람의 명장을 회자하게 했다는 점은 이 소설의 큰 매력이다.

또한 양규 외에도 김숙흥 강감찬 조원 강민첨 등 고려의 중요 장수들은 물론 어린 나이로 보위에 오르자마자 전란을 마주한 고려 현종에 대한 살아 숨 쉬는듯한 묘사를 통해 그들의 고뇌와 충정을 가슴으로 만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