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친중후보 단일화 합의’ 10시간뒤… 시진핑 “대만 반드시 통일”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2023. 11.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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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 2, 3위인 친(親)중국 성향 야당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하자 선거판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그 10여 시간 전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 후보는 단일화에 전격 합의하고 선거에서 승리하면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1위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는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처럼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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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3위 허우 후보 추대 가능성
내년 1월 선거 中에 유리한 상황 전개
1위 라이 후보는 ‘대만 독립’ 성향
부통령 후보로 친미 인사 지명 방침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 2, 3위인 친(親)중국 성향 야당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하자 선거판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그간 지지율 1위를 달려온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민진당이 친미 인사를 부총통 후보로 내세울 계획이어서 총통 선거가 미중 대리전 양상을 더욱 짙게 띠게 됐다.

야당 후보 단일화 발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 시점과 맞물렸다. 시 주석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며 “중국은 반드시 대만을 통일할 것이며 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선거 절차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총통 선거에서 중국에 더 우호적인 정당이 이기도록 개입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 10여 시간 전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 후보는 단일화에 전격 합의하고 선거에서 승리하면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후보들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지 않고 있다. 총통 선거 개입 의혹을 받는 중국에 유리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총통 선거는 그간 ‘1강 2중 1약’ 구도였다. 여론조사 1위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는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처럼 대만 독립 성향이 강하다. 라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는 정도 차이가 있지만 친중 성향이다. 이 때문에 대만 언론은 친중 성향 유권자 표가 갈라지면서 라이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 9월 여론조사에서는 ‘후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야당이 5%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중국으로서는 ‘친중 대 반중, 일대일’ 구도가 더 유리하다.

이번 단일화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 국민당 출신 친중 성향 마잉주(馬英九·73) 전 총통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마 전 총통은 올 3월 대만 전현직 총통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극진한 환대를 받기도 했다.

후보 단일화 발표 직후 대만 언론은 야당 단일후보로 여론조사 3위인 국민당 허우유이(候友宜·66) 후보가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일간 롄허보 등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당 허우 후보가 민중당 커원저(柯文哲·64) 후보를 앞서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다면 허우 후보가 총통 후보, 커 후보가 부총통 후보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민진당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샤오메이친(蕭美琴·52) 주미 대만대표부 대사를 부총통 후보로 지명할 방침이다. 샤오 대사는 미국 인사들과 깊은 인맥을 갖고 있는 반면 중국 당국의 극심한 반감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고 발언한 샤오 대사에 대해 영구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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