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전통주 활용법
가을은 농업에 있어 벼와 과일 등을 수확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다. 많은 농산물 중에서도 쌀이 가지는 의미는 조금 남다르다. 과거 쌀은 농업의 근간이었으며 ‘식(食)’에서는 주식이기에 다른 농산물보다 중요도와 상징성이 컸다. 먹을 게 부족하던 60년대 가장 큰 소원이 쌀밥을 배불리 먹어보는 거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먹을 게 풍족해진 지금은 오히려 쌀 소비 감소가 문제가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69.8㎏이었던 1인당 소비량은 10년 사이 13.1kg이 감소했다. 줄어드는 쌀 소비의 증가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다양한 쌀 가공품을 만들지만 먹거리가 풍부한 지금은 쌀 소비 활성화가 쉽지 않다. 젊은 세대들의 입맛 변화 및 탄수화물 섭취 제한 등으로 인해 쌀 소비 증가 정책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쌀 가공품 중 최근 젊은 세대의 소비가 증가하는 가공품이 있다. 바로 ‘전통주’다.
일반적인 막걸리, 약주 등 전통주의 원료는 쌀이다. 전통주의 쌀 소비량은 어느 정도일까? 일례로 2017년 안동시의 조사에 따르면 안동지역 7개 양조 업체가 연간 소비하는 쌀의 양은 570t 정도다. 80kg짜리로 7천가마 양이다. 이 소비량은 안동지역에서 한 해 소비되는 쌀(1만540t)의 5.4%가량을 차지할 만큼 많은 양이다. 우리나라 소주시장의 10%를 국산 농산물로 만들면 매년 쌀 3만6천t을 더 소비할 수 있다고 한다. 막걸리도 쌀 소비량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견 막걸리 양조장의 경우 쌀 400kg 투입 탱크를 1일 약 4회 가동한다고 한다. 한 달(25일) 가동 시에는 약 40t의 쌀을 소비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연간 소비량으로 추정하면 약 48t의 쌀을 소비하는 것이다. 4인 가족 기준 1년에 약 2천가구가 먹는 양이다.
술은 농업과 많은 관련이 있는 산업이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남유럽은 포도가 많아 자연스럽게 와인 및 브랜디(와인 증류주) 제조가 발달했다. 영국, 아일랜드, 독일 등 중부 유럽은 보리가 많이 생산되기에 맥주와 위스키가 발달했다. 우리나라 역시 전통주들은 지역의 쌀과 농산물을 소비한다. 많은 쌀 가공제품이 가격 문제로 수입 쌀로 만들어지는 데 비해 전통주는 법적으로 우리 쌀과 농산물만을 사용해야만 한다. 국산 쌀 소비 증가에 전통주 소비 확대만 한 게 없는 이유이다. 전통주 소비 증가는 직접적으로 농민들의 농산물 소비로 이어진다. 이것이 우리가 다른 어떠한 술보다도 전통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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