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집값 반도체가 견인…산단 유치에 택지지정까지 '겹호재'

최지혜 2023. 11. 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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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화성·오산·평택 아파트값 강세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용인, 화성, 평택, 오산 등 경기 남부지역 아파트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 산단유치 호재에 이어 오산과 용인에 신규 반도체 산업 배후수요 흡수를 위한 공동주택 택지지구 지정까지 이어졌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윤석열 정부의 세번째 주택공급 택지지정이 '반도체 특수' 지역 물량으로 주를 이뤘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유치하고 있는 경기 남부지역 아파트가격이 서울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용인, 오산, 화성, 평택 등지는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고소득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가격을 견인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산업단지 조성에 주택공급 계획까지 맞물리면서 기대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를 통해 용인이동지구와 오산세교3지구 등에 대한 신규택지 조성 계획을 밝혔다. 이들 지역에는 각각 1만6000가구, 3만1000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전망이다. 이는 이번 후보지 발표에 포함된 수도권 전체 공급량 6만5500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물량이다.

두 택지는 모두 부동산 시장이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우선 오산세교3지구는 화성·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부에 위치한다. 오는 2025년 KTX 개통을 앞두고 있고 GTX-C 노선도 지난다. 용인이동지구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접한 입지로 향후 배후수요가 높은 곳이다. 정부는 이곳을 '반도체 특화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용인시의 경우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지'에 이어 '첨단반도체 국가산단'과 '테크노밸리'(1·2차) 조성 계획 발표 후 택지지정까지 겹호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은 710만㎡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2026년까지 550조 원 규모의 민간 주도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역시 2042년까지 30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 공장 5개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인이동지구의 경우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용인테크노밸리 등 다수의 첨단산단이 있는 만큼 첨단IT 인재들의 정주 지원을 위해 양질의 생활인프라를 갖춘 배후도시 조성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택지 조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오산 택지는 반도체산업 지원기능 강화가 예상되는 입지인데다, 수원발 KTX, GTX-C 연장 등 철도교통 개선도 기대된다"며 "용인이동지구의 경우 반도체 산업의 직주근접 호재는 강하나 주변 첨단산업단지 및 GTX-A노선 동탄역 광역철도와의 대중교통망 연계가 필요한 입지"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과거 산업단지를 먼저 조성하고 기업을 채워넣는 방식이 아닌, 굵직한 입주사를 유치한 후 주택공급을 함께 계획한다는 점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국가적으로 적극 추진이 예정된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산업단지와 주거 등 배후지역을 구축한다는 면에서 오산과 용인지역 택지 지정은 정부의 발전 계획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용인시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인근 지역의 공동주택 택지 조성 계획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업단지 배후수요 흡수를 위한 택지 조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용인시

반도체 산단 호재 영향권에 속한 경기 남부지역의 아파트가격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용인 아파트가격은 전월 대비 0.40%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 0.36%보다 가파른 오름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접한 지역의 아파트가격 상승세도 괄목할 만하다. 지난달 화성시 아파트가격은 전월 대비 1.15% 상승했다. 화성시의 경우 올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택공급 신규택지에 포함된 오산시 역시 지난 9월 전월 대비 1.26% 상승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0.78%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다. 평택시 역시 지난달과 이달 모두 아파트가격이 전월보다 0.53% 오르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약 수요도 꾸준하다. 서울보다 높은 분양가에 공급된 단지가 완판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역플랫폼시티'는 국민평형인 전용 84㎡가 최고 12억3500만 원에 공급되면서 고분양가 우려가 일었다. 그러나 정작 1순위 청약에서 787가구 모집에 3015명이 접수해 평균 청약 경쟁률 3.83대 1을 기록했고 일부 무순위 청약이 나왔지만 결국 완판됐다.

화성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동탄 아파트는 삼성이 다 팔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연초까지 청약 결과도 매매가격도 바닥이었는데 올해 3월 반도체 호재 후 매매가격도 오르는 추세. 주민들은 이번 택지지정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 5억 원에 거래됐던 화성시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2.0' 전용 84㎡는 지난달 4억8000만 원에 팔리면서 1억5000만 원가량 매매가격이 올랐다. 용인시 처인구 '힐스테이트용인둔전역' 전용 84㎡는 지난달 5억690만 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용인과 평택 등 반도체 호재가 있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과거 세종, 동탄, 판교, 광교 등지에서 나타났던 것과 비슷한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해당 지역의 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주택매입 여력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광교, 동탄, 판교 아파트 가격은 서울 '마용성' 지역 못지않은 수준"이라며 "용인 등 기존 아파트 가격이 다소 높지 않은 곳들은 향후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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