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당구선수란다"...1538일 만에 감격 우승 이룬 최원준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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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에게 당구선수임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아빠는 4년 2개월 만에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왈칵 눈물을 쏟았다.
프로당구 원년에 정상을 밟은 뒤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잊힌 선수가 됐던 최원준(45)은 긴 침묵을 깨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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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에게 당구선수임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아빠는 4년 2개월 만에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왈칵 눈물을 쏟았다. 프로당구 원년에 정상을 밟은 뒤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잊힌 선수가 됐던 최원준(45)은 긴 침묵을 깨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무려 1538일 만에 이룬 두 번째 우승이었다.
최원준은 지난 15일 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튀르키예 출신의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우승상금 1억원을 받았다.
최원준의 당구 인생은 롤러코스터였다. PBA 원년인 2019~20시즌 3차 투어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만 해도 모든게 잘 풀릴 줄 알았다. 본인 스스로 “별거 아니네”라고 할 정도였다.
이후 최원준은 우승은커녕 그 문턱조차 갈 수 없었다. 경쟁은 점점 치열해졌고 반대로 자신감은 추락했다.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다. 2020~21시즌 팀리그 출범 당시 블루원엔젤스에 지명됐다가 한 시즌 만에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처음에는 큐를 탓했고, 다음엔 남을 원망했다. 스스로 자책한 시간도 길었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았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멘탈 코치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동료선수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팀리그 시절 함께 생활했던 베테랑 선배 엄상필이 최원준에게 큰 힘이 됐다.
최원준은 경기도 동탄에 자리한 당구클럽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부활을 위해 칼을 갈았다. 기술적,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지자 희망이 돌아왔다.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새미 사이그너(튀르키예), 최성원 등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대회 우승자 최성원과 4강전 풀세트 승부는 당구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경기였다.
몇 번이고 당구선수 생활을 포기할 뻔했던 최원준을 지탱해 준 것은 가족이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누구보다 당구를 반대했지만 첫 우승 이후 가장 열정적인 팬이 됐다. 아내는 선수생활을 위해 본가인 전북 익산과 경기도 동탄을 오가는 최원준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특히 10살, 7살 두 딸은 최원준의 가장 큰 활력소다. 최원준은 “아이들이 그전엔 아빠가 무슨 선수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 프로당구 선수라고 자랑할 수 있게 됐다”며 “4강전 끝나고 큰 아이가 ‘아빠가 이렇게 힘들게 당구 치는구나’하고 감동해서 울었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이어 “큰딸이 학교 가면 우리 아빠가 우승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다고 하더라”며 “아빠는 계속 훌륭한 당구 선수가 될 거니까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줘”라고 딸에게 당부했다.
최원준은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명 선수는 아니다. 아마추어 선수 시절에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훈련하면서 우승을 꿈꾸는 대다수 국내 선수와 같은 입장이었다. 그는 이번 우승이 자신과 같은 무명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랐다.
“PBA는 1부리그에서 뛰는 선수라면 모두 우승후보라 생각합니다. 상대가 유명한 선수인지, 외국인 선수인지 의식하지 않고 언제든 할 수 있다는 마인드만 가지면 기회는 찾아온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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