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대한 싱가포르 귀화 선수 송의영 "몸 풀 때 울컥했어요"

볼 경합 벌이는 이강인-송의영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대표팀 이강인과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이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2023.11.16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몸을 풀 때 울컥했습니다."

싱가포르 유니폼을 입고서 조국인 한국을 상대로 A매치를 치른 송의영(수라바야)은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을 상대로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0-5로 완패했다.

이날 싱가포르 선발 명단에는 '한국 이름'이 하나 있었다.

싱가포르 리그에서 오래 뛰다 2021년 귀화한 공격수 송의영이었다.

한국에서 쭉 자란 그는 2012년 고교를 졸업하면서 당시 이임생 감독이 지휘하던 싱가포르 명문 홈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싱가포르와 인연을 맺었다.

데뷔 첫해 싱가포르 2군 리그에서 12경기 11골을 몰아치며 실력을 입증한 송의영은 그해 1군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8년에는 리그 10골을 포함해 공식전 20골을 몰아치며 싱가포르의 '특급 스타' 반열에 올랐고, 결국 귀화까지 하게 됐다.

송의영이 한국을 상대로 A매치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송의영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한국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많은 팀이고, 상대하면서 확실히 벽을 느꼈다"며 "몸을 풀 때 좀 울컥했다. 이제 내년에 싱가포르에서 한 번 더 맞대결할 기회가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리블하는 송의영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싱가포르 송의영이 드리블하고 있다. 2023.11.16 ksm7976@yna.co.kr

이어 "그동안 코로나19 문제도 있고 해서 가족들이 내 경기를 본 것이 거의 5년만"이라며 "이렇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서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반 37분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했다.

팀은 완패했지만, 송의영은 강점인 빠른 스피드와 활동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송의영은 "확실히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다"면서 "K리그에서 뛰는 친구들, 그리고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붙어보니 확실히 K리그나 J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고 밝혔다.

경기 뒤 송의영은 손흥민(토트넘)과 한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믹스트존에서는 취재진과 대화하면서도 손흥민을 기다렸다. 손흥민과 유니폼 교환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송의영은 "(라이언 시티에서 함께 뛰던) 김신욱 형에게서 (손)흥민이 형이 어떻게 훈련했고, 성공했는지 얘기를 많이 들었다. 흥민이 형도 (내 얘기를) 들었다며 얘기를 더 나누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도 이렇게 흥민이 형을 기다리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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