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등 해소’ 대화 진전 美·中… 정세 변화에 정교한 대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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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회동은 공동성명은 없었지만 의미가 작지 않다.
시 주석이 첨단기술 문제와 관련해 "대국 간 경쟁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통제 해제를 요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중국에 절대로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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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수출통제 문제 여전히 이견
한·일·중, 한·중 회담 잘 활용해야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특징은 전략경쟁의 양국 관계 본질은 그대로 둔 채 충돌을 막고,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만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의 ‘군대군 대화’ 재개 요구에 호응하고 나선 것부터 그렇다. 두 정상은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군사안보협의체 회의, 사령관급 전화 통화 등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우발적 충돌 위험을 양국이 제거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다. 양국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유통 차단에 합의한 것도 마약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러나 첨단기술,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드러냈다. 시 주석이 첨단기술 문제와 관련해 “대국 간 경쟁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통제 해제를 요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중국에 절대로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어 G1 국가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어떠한 일방적 현상변경도 반대한다”고 일축했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중이 신냉전 와중에도 대화로 방향을 튼 것은 우리에게 실용외교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 높은 대중 수출의존도와 공급망, 대만 문제 등은 우리의 경제 및 안보와 직결된 중대 과제들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전제돼야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에이펙 정상회의 기간 중 예고돼 있는 한·일·중 정상회담과 한·중 양자회담을 잘 활용해야 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제정세에 대한 대응책은 정답이 있을 수가 없다. 국익을 극대화할 시나리오별 실용외교 방안을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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