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이강인 성장 보면 행복…앞으로도 중요한 역할 맡을 것"

월드컵 예선 첫 경기 싱가포르전 5-0 대승
이강인 1골 1도움 맹활약…3경기 연속골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조규성의 첫 골 세리머니 때 이강인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골 1도움으로 활약한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전반 44분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들어 황희찬(울버햄튼),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노리치시티), 이강인의 릴레이골로 완승을 거뒀다.

11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한국은 오는 19일 중국으로 건너가 21일 선전에서 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이날 전반 싱가포르의 밀집수비에 고전했던 한국은 전반 막판에 나온 이강인의 킬패스 한방으로 흐름을 바꿨다. 이강인은 기술 좋은 드리블과 예리한 왼발로 공격 첨병 역할을 해냈고, 후반 40분에는 직접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완승의 주역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A매치 3경기 연속골(4골 2도움) 상승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경기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처럼 10명이 내려서게 되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이 프로답게 끝까지 잘해줬다"며 "첫 골이 나온 뒤 각자의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밀집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로 이강인과 같은 창의성 넘치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강인은) 앞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특히 오늘같이 수비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창의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은 박스 침투, 득점, 공격적인 움직임 등의 다양한 능력을 갖췄는데, 이러한 역할을 앞으로도 해줄 것이다. 손흥민도 그렇고 황희찬도 마찬가지다. 뒤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강인 같은 선수를 더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강인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A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주축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공격을 지향하는 클린스만호에서 이강인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개월 이상 이강인의 성장세를 보고 있으면 매우 행복하다"며 "지도자 뿐 아니라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스럽다. 젊은 청년이 이제는 좀 더 책임감을 가지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있다"고 거듭 칭찬했다.

나아가 "(이강인은) 수비적으로도 헌신하고 많은 에너지를 팀을 위해 보여주고 있다.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으로부터 좋은 지도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령탑은 결과와 관계없이 이날 경기가 쉽지 않았다며, 약팀을 상대로 실수를 더 줄여 나가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한 후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는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0-0의 균형을 깨기 전까지 어떠한 상황도 나올 수 있다. 오늘도 상대 골이 있었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는 됐으나 득점을 허용하는 순간이 나온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장 손흥민의 부상 투혼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도 결국 후반에 득점까지 터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게 파울을 가하는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며 "동시에 통증을 참고 뛰는 선수들을 보며 팀을 위한 헌신을 볼 수 있었다. 경기를 하다보면 어려울 수가 있는데 선수들의 헌신적인 자세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제 한국은 중국 원정을 떠난다. 원정 일정 등을 앞둔 클린스만 감독은 "매번 이야기를 하지만 쉬운 상대는 없다"며 "어려운 경기 환경을 맞닥뜨릴 수 있겠으나 빨리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며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