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4연승' 클린스만 "이강인, 책임감 갖추고 성숙해져"[기자회견]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에게 찬사를 보냈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 C조 1차전 싱가포르와의 홈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사우디-튀니지-베트남 상대 승리에 이은 A매치 4연승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첫 관문을 시작하게 된 한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1일에는 중국 원정으로 아시아 2차예선 C조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한국은 태국과도 한조에 속해 홈&어웨이로 한경기씩 치러 조 2위까지 오를 수 있는 최종예선 진출권을 놓고 다툰다.

계속 두드리던 한국은 전반 44분이 돼서야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쭉 밀어찬 왼발 대각선 크로스를 조규성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골키퍼 앞에서 노마크로 왼발 슈팅을 성공시켜 1-0을 만들었다.

후반 4분 오른쪽에서 이강인의 드리블 돌파 중 흘러나온 공을 조규성이 오른쪽에서 오른발 크로스했고 먼포스트에서 황희찬이 달려들어오며 내려찍는 헤딩 추가골을 만들어 2-0이 됐다.

주장 손흥민도 터졌다. 후반 18분 손흥민이 박스 바로 밖 중앙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찬 전매특허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1분에는 박스 안 오른쪽에서 설영우가 패스를 받을 때 뒤에서 귀화선수 송의영이 설영우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황의조가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왼쪽으로 차 넣었다. 한국은 후반 40분 이강인의 골까지 더해 5-0으로 이겼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프로답게 최선을 다했다. 싱가포르처럼 10명이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침착하게 경기해야 한다. 첫 득점 이후 선수들이 기량을 펼쳤다"고 입을 열었다.

이날 모든 골에 관여하며 맹활약한 이강인에는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창의적이고, 박스에 침투하고,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데, 이강인이 그렇다. 손흥민, 황희찬도 마찬가지다. 상대 뒷공간이 조금이라도 열렸을 때 이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지난 8개월 동안 이강인의 성장을 보며 행복했다. 한국 축구에도 좋은 일이다. 더 책임감 있는 모습과 함께 성숙해지고 있다. 이제는 본인이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헌신도 훌륭하다. 파리 생제르맹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같은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A매치 베트남전 6-0 대승에 이어 이날 싱가포르전 5-0 대승을 한 것에는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하는 경기는 늘 어렵다. 0-0 균형을 깨지 전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상대에게 득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도 있었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1~2골이 들어가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말로는 경기력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결과를 내기 까지는 많은 노력과 침착성이 필요하다고 어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등 아시아 원정 장소의 환경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 온두라스 등 북중미 원정에서 여러웠던 기억이 있다. 싱가포르, 태국 등 환경적으로 다른 부분을 맞이할 수 있다. 감독으로서 팀원들과 함께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쉬운 상대는 없다. 상대를 존중하며 경기를 풀어가겠다. 싱가포르의 수만 팬 앞에서 경기를 펼쳤다면 같은 결과가 나왔을지 싶다"고 얘기했다.

손흥민이 파울을 당한 장면에는 "불필요한 장면이었다.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할 필요가 없는 반칙이기에 화가 났다. 물론 축구는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고, 통증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로서 이를 이겨내야 한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경기들이 있겠지만 선수들이 참고 뛰는 모습들에서 팀으로서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