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선 팀은 뚫기 힘들어'…SON, 직접 보여준 '손흥민 존' 명품 감아차기

조용운 기자 2023. 11. 1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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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설영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밀집 수비를 뚫어라. 클린스만호의 싱가포르전 미션이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겸손했다. 싱가포르와 경기를 앞두고 '수비적인 팀을 어떻게 뚫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축구하는 사람으로서 수비를 다 내리면 어느 팀을 상대로도 쉽지 않다. 얼만큼 우리가 기회를 만들고 일찍 성공시키느냐가 편한 것과 불편한 것의 차이를 만든다"라고 말했다.

신중하게 말을 이어간 손흥민은 "매 경기가 다른 환경에서 진행된다. 축구엔 정답이 거의 없다. 똑같은 상황이 나와도 옵션이 있다. 그 팀이 어떻게 나올지 경기가 시작되어야 알 수 있다"면서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방심하지 않고 진중하게 임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 초반에 기회를 빨리 만들어서 경기를 빠르게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라고 했다.

▲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 손흥민 이재성 ⓒ곽혜미 기자

손흥민의 바람과 달리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는 첫 골은 바람보다 늦게 터졌다. 11명 전원이 수비하는 싱가포르를 맞아 한국은 파상공세를 폈으나 전반 42분 조규성(미트윌란)의 발끝에서 어렵게 첫 골이 나왔다.

손흥민의 말이 현실이 되는 듯했다. 손흥민은 "우리 선수들이 갖고 있는 좋은 능력을 알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건 어떤 팀이든 수비를 다 같이 하면 뚫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후반에도 같은 방식이면 조금 고전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결과적으로 싱가포르에 5골을 뽑아내며 나름 만족스런 공격축구를 완성했다. 일단 한 번 뚫어내니 연속골은 기본이었다. 후반 4분 만에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거들었다. 조규성이 오른쪽 깊숙하게 파고든 뒤 문전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골로 마무리했다.

▲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싱가포르는 좌절했다. 준비한 수비가 허물어지면서 물오른 한국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그래도 슈퍼스타 손흥민을 향해서는 끈질겼다. 손흥민을 막아본다는게 저들에게는 훈장과 같을 수 있었다.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둘은 기본으로 붙었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참 뚫기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레벨이 다른 공격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국적으로 최초로 득점왕에 올랐던 바 싱가포르가 무실점으로 막기란 어려운 에이스다. 특히 손흥민은 거리와 각도를 모두 막아도 좌우 가리지 않고 터뜨리는 양발의 정확도가 무섭다.

원더골이 그렇게 터졌다. 후반 17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왼발로 감아찼다. 토트넘에서도 쉴 새 없이 터뜨렸던 방식이었다. 수비를 하면 이기기 어렵다던 손흥민이지만 자신만의 해법으로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39번째 골을 터뜨리며 40골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 이강인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이 터지면서 클린스만호의 소나기 득점은 이어졌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화답하며 5-0 대승을 완성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클린스만호의 공격 축구가 제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유를 강조한다. 손흥민은 "자유라는 단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를 수 있다. 우리가 세밀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밀함이 없다면 앞선 경기들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없었다"면서 "선수들이 말했을 때 '자유로움'이라는 것 안엔 세심하거나 약속된 플레이가 빠져 있다. 재능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우린 그런 플레이를 하는게 가장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본이다. 많은 분들이 우리가 자유롭게 플레이하면 우리가 섬세한 플레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는다.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는 것은 우리 팀의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스스로 핵심 카드를 선보였다.

▲ 인터뷰하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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