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한국 남성, 러시아군 자원입대…푸틴 신뢰해”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해 복무 중이라는 한국인 남성의 인터뷰를 담은 러시아 매체 ‘AIF’의 영상. 텔레그램 캡처. 연합뉴스

한국인 청년 남성이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해 실전에 투입됐다는 러시아 매체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매체 ‘AIF’(논쟁과 사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젊은 한국인 남성이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왔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방한용품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상에 따르면 호출부호 ‘킨제르’로 불린다는 이 남성은 서울을 떠나 돈바스에 도착해 도네츠크 제1군단 소속 국제여단 ‘퍄트나슈카’에 합류했다. 그는 “서울에 살면서 러시아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러시아군의 편에서 싸우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서방은 현재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성소수자(LGBT) 문제가 모든 곳에서 홍보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이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 상황이 악화했다”며 “미국은 더욱 자유로워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러시아에서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보존돼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가장 안정적인 대통령 중 한 명이며, 나는 그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특별군사작전 복무가 끝나면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해 날씨가 좋은 흑해 인근 휴양지 소치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이 남성의 이름 등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에서도 이 청년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청년은 러시아어를 할 줄 몰라 영어와 번역기로 소통하며 친구를 사귀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이 러시아군에서 복무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시스템이 더 잘 구축돼 외국인의 입대가 쉬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2015년 한국에서 드론을 날린 적이 있다면서 훈련을 통해 드론을 마스터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은 자신이 러시아에 간 것은 알지만 입대 사실은 모른다”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한국의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장교출신 유튜버 이근 전 대위가 지난해 외교부의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여했다가 여권법 위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 청년도 귀국시 여행금지 지역에 대한 무단 입국으로 같은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