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소 앞에 슬쩍…반려동물, 하루 270마리 버려져
[KBS 광주] [앵커]
자신이 기르던 개와 고양이를 버리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개와 고양이 270마리가 주인에게 버림을 받는다는데 동물보호단체는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 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성이 들고 온 상자를 문 앞에 내려놓습니다.
슬쩍 인기척을 살피더니 서둘러 사라집니다.
동물보호소 앞에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를 버린 겁니다.
[김여경/광주 동물보호소 사양 관리사 : "저희가 출근을 하고 나서 이동장이 있었어요. 한 마리는 버림받고 나서부터 아예 아무것도 안 먹어가지고 결국에는 죽었어요."]
최근 한 달 사이 이 광주 동물보호소 앞 유기만 4건.
불과 일주일 전에도 또 다른 남성이 이곳 보호소 앞 택배함에 고양이 4마리가 담긴 상자를 두고 갔습니다.
상자에는 "잘 부탁한다", "죄송하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지난달엔 보호소 바로 앞 도로에 고양이를 버리려던 주인이 보호소 직원에 의해 적발됐고, 이달 초엔 키우던 고양이와 개 다섯 마리를 광주의 한 공터에 유기한 혐의로 40대 부부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올해 광주와 전남에서만 버려진 반려 동물이 만 여 마리, 전국적으로는 10만 마리가 넘습니다.
하루에 270마리가 버려진 셈입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민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현행법은 사람이 인식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유체물'을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동물도 물건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정지연/광주 캣맘협의회 이사 : "가장 큰 문제는 지금 현행법상 동물이 물건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생명으로 보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겠고요."]
2021년부터 강화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 돼 최대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전과 기록도 남게 됩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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