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할 차례”…4·3영화 대종상 수상
[KBS 제주] [앵커]
제주 4·3을 다룬 재일교포 감독의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통 있는 영화상인 대종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영화는 4·3 생존희생자인 양영희 감독 어머니의 기억을 풀어낸 작품인데요,
허지영 기자가 양 감독의 수상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먼 길을 건너 인사 온 사위를 반갑게 맞아주는 여든의 어르신.
오랜 시간 고아 정성을 들인 닭백숙을 건넵니다.
그동안 연애도, 결혼도 일본인은 안 된다는 엄마의 선택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세월.
60년 동안 숨겨온 4·3의 참상을 전해 듣고서야 엄마를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습니다.
4·3 생존희생자이자 재일교포 1세인 엄마를 가족의 시선으로 풀어낸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입니다.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대종상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들을) 카메라로 20년 이상 쫓아다녔어요. 지금도 도전 중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을 하겠습니다."]
양 감독의 도전은 다른 수상자의 수상 소감에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변승민/제작사 대표 : "이분이 만드셨던 이런 작품을 보고, 저는 지금까지 영화를 했고.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4·3 유가족을 초청해 특별 상영회를 열기도 했던 감독은 화상 통화로 수상 소감을 전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앞으로 더더욱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커졌어요."]
어머니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싶었다면서도, 관객들이 4·3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애썼다고 말합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4·3이 뭔지 한 편의 영화를 봤다고 다 알 수는 없잖아요. 근데 제주 4·3이라는 말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밥상에서 국물을 빼놓지 않던 엄마의 인생을 배경으로 아픈 역사를 녹인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10년에 걸쳐 완성된 다큐멘터리가 4·3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화면제공:엣나인필름·대종상영화제 조직위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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