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2만3200t 보관 가능… 물가방어·식량안보 ‘최전선’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4만8400여평 규모 창고 4개동에
콩·밀·무·감자 등 국민 먹거리 비축
온도·습도·품온 각기 다르게 관리
일일·정기 점검… 최적화 상태 유지
마늘 등 20가지 품목 국내외서 사들여
농가소득 기여·소비자 가격 안정 도모
치솟는 물가에 ‘김장 포기족’ 증가세
배추·고춧가루 등 1만1000t 방출 예정
김장철을 맞아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 2인가구가 늘어나는 데다 치솟은 물가 때문에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도 갈수록 늘고 있다. 정부는 연일 물가 안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 가격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동안 보관해 둔 농산물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신선식품 물가가 급등하는 때에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 중 하나다.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물가가 상승할 때 저장해 둔 콩이나 배추, 무 등을 꺼내는 곳이 바로 비축기지다. 비축기지는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식량안보를 지키는 최전선 역할도 담당한다.
비축기지 내 창고에 보관 중인 농산물들은 각기 다른 온도와 습도, 품온(식품의 가장 안쪽 온도) 등으로 관리된다. 예를 들어 콩을 관리하는 창고는 온도 15도 이하, 습도 70% 이하로 유지된다. 661㎡(200평) 면적의 보관창고에는 1t짜리 콩 톤백들이 철제프레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 창고에 있는 톤백만 400개로, 하나하나에 생산자와 생산지, 생산연도, 품종, 등급 등이 적혀 있었다. 수매 비축한 콩의 적정 보관 기간은 2년이지만 최대 3년까지 저장할 수 있다. 이렇게 보관된 콩은 시장 수급이 불안정할 때 방출된다.
정부가 이렇게 국내에서 사들이는 비축 품목은 고추, 마늘, 양파, 땅콩, 두류, 사과, 배, 배추, 무, 밀, 감자 11개다. 여기에 고추, 마늘, 양파, 생강, 참깨, 땅콩, 콩, 팥(녹두), 감자 9가지 품목은 수입을 통해 비축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비축사업 지침을 수립하고 예산을 배정하면, 시행 기관인 aT가 수매, 수입, 보관, 판매 등을 담당하는 형태다.
앞서 지난달 31일 감사원은 aT가 최근 3년간 비축한 농산물을 3만t 폐기해 27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폐기물량 감축 방안을 마련하라고 aT에 요청했다. 김춘진 aT 사장은 “밀·콩 등 국산 식량작물을 다량 수매 보관하고 신제품 개발과 판로 확대를 지원하며 식량자급률 제고에 힘쓰고 있다”며 “곡물 전용 비축기지 신규 설치 등 미래 식량안보 강화에 앞장서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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