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골잔치’ 클린스만호, 싱가포르 5-0 완파…북중미 월드컵 향한 산뜻한 출발 [GOAL 현장리뷰]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클린스만호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으로 가는 긴 여정의 첫걸음을 산뜻하게 내디뎠다. 라인을 내린 싱가포르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고전하는 듯했지만, 이내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화끈한 골 잔치를 벌이면서 승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에 1골로 답답했지만, 후반전에 4골을 몰아넣었다.
승리를 거머쥔 클린스만호는 C조 1위(1승·승점 3)로 올라섰고, 쾌조의 출발을 알리면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여정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역대 싱가포르와의 상대 전적은 27전 22승 3무 2패로 격차를 더 벌렸다.
클린스만호는 이틀간 휴식과 회복 훈련 등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한 후 19일 오전 중국으로 출국한다. 이후 오는 21일 중국 선전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중국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4-4-2 대형을 들고나왔다. 조규성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투톱으로 출전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좌우 측면에 위치하고,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중앙에 위치하는 플랫 형태의 중원을 꾸렸다.
왼쪽부터 이기제(수원삼성)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현대)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김진수(전북현대)와 박용우(알아인), 오현규(셀틱), 이순민(광주FC),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의조(노리치 시티)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승리를 거두면서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의 첫 단추를 잘 끼우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싱가포르지만, ‘공은 둥글다’는 격언을 강조하면서 절대 방심하지 않고 진중하게 임하면서 승전고를 울리겠다고 다짐했다.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는 중요한 날이다. 긴 여정의 시작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는 절대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하게 승리한다는 생각보다 진중하게 준비하고, 프로페셔널하게 경기에 임해서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클린스만호는 초반부터 라인을 높게 올린 채 차근차근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7분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맞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골문을 겨냥해 때린 슈팅은 굴절됐다. 3분 뒤엔 황인범이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기습적으로 날린 중거리슛은 빗나갔다.
계속해서 몰아붙인 클린스만호가 선취골을 뽑아내는 듯했다. 전반 23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이 머리로 떨궈주자 쇄도하던 이재성이 밀어 넣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면서 아쉽게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클린스만호는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29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후 크로스를 올리자 쇄도하던 이재성이 몸을 날리면서 머리에 맞췄지만, 골키퍼 하산 서니(알비렉스 니가타)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34분엔 문전 앞에서 조규성의 논스톱 발리슛이 골포스트 상단을 강타했다.
결국 싱가포르 골문을 두드리던 클린스만호가 마침내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리드를 잡았다. 전반 44분 이강인이 문전 앞쪽으로 패스를 찔러줬고, 눈빛을 교환한 후 쇄도하던 조규성이 원터치로 밀어 넣으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클린스만호는 그대로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클린스만호는 연속골로 격차를 더 벌렸다. 후반 4분 조규성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황희찬이 머리에 맞춰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18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왼발로 감아찬 슈팅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 골 차로 벌리면서 여유가 생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20분 이기제와 이재성, 조규성을 빼고 김진수와 정우영, 황의조를 투입했다. 그리고 변화는 적중했다. 3분 뒤 설영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PK)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의조가 성공시켰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25분 황인범과 황희찬을 불러들이고 오현규와 이순민을 집어넣었다. 이후 계속해서 공격을 몰아쳤고, 결국 다섯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40분 이강인이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이후 추가시간이 4분 더 주어진 가운데 클린스만호는 남은 시간 추가골을 넣기 위해 공격을 계속 이어나갔다. 다만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고, 실점 역시 내주지 않았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싱가포르를 상대로 5-0 완승을 거두면서 미소를 지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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