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전] 1G 1AS… 싱가포르 두 줄 수비를 양단, 이강인의 왼발은 칼날이다

김태석 기자 2023. 11. 1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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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를 갑갑하게 하는 싱가포르의 버스 주차 수비였다.

승부를 앞두고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지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몰렸으나, 양 팀의 객관적 전력 차이를 고려할 때 싱가포르가 이 악물고 수비하려는 흐름이 예상되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단단했던 싱가포르 두줄 수비진은 전반 44분 이강인의 발끝에 의해 너무도 간단히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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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상암)

보는 이를 갑갑하게 하는 싱가포르의 버스 주차 수비였다. 하지만 이강인의 킥은 이 단단한 싱가포르의 벽을 단번에 양단했다. 갑갑했던 흐름 역시 이강인의 킥에 의해 깨졌다.

이강인이 중원을 책임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1라운드 싱가포르전에서 5-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전반 44분 조규성, 후반 4분 황희찬, 후반 17분 손흥민, 후반 22분 황의조, 후반 39분 이강인의 연속골로 싱가포르를 난타하고 승리를 따냈다.

승부를 앞두고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지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몰렸으나, 양 팀의 객관적 전력 차이를 고려할 때 싱가포르가 이 악물고 수비하려는 흐름이 예상되었던 경기였다. 실제로도 경기가 그리 흘렀다. 니시가야 타카유키 싱가포르 감독은 모함마드 나자리를 중심으로 최후방에 파이브백을 깔아두고, 활동량이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 하리스 하룬에게 수비진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격은 샤왈 아누아르와 송의영 단 두 명에게만 의존했고, 나머지는 수비에 치중했다고 봐도 된다.

한국의 공격진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후방으로 물러선 뒤 박스 안에서 많은 선수를 배치한 밀집 대형으로 맞섰다. 이렇다 보니 한국이 싱가포르 진영 파이널 서드 위치에서 볼을 쥐고 경기하는 장면이 상당히 많았는데, 정작 득점이 용이한 지역에서는 좀처럼 찬스가 나지 않았다. 찬스가 나더라도 판정 불운 혹은 골대 불운이 발생했다. 전반 22분 이재성의 득점이 취소된 장면, 전반 33분 조규성의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던 장면이 그랬다.

하지만 단단했던 싱가포르 두줄 수비진은 전반 44분 이강인의 발끝에 의해 너무도 간단히 깨졌다. 이강인은 상대 두 줄 수비 머리 위로 정교한 왼발 로빙 침투 패스를 시도했고 타이밍에 맞춰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드리는 침투 움직임을 가져간 조규성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 득점 하나에 다소 갑갑함을 주었던 한국 공격이 활기를 되찾았다. 한마디로 혈이 뚫린 셈이다.

이강인은 이 장면 이외에도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매서운 플레이를 펼친 한국 선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 28분에는 우측면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이재성에게 완벽한 헤더 찬스를 제공하며 단순히 왼발만 쓰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과시했고, 후반 4분에는 상대 우측면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해 황희찬이 만들어 낸 득점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등 찬스 때마다 존재감을 뽐냈다.

후반 22분에도 기막힌 힐 패스로 박스 안에서 언더래핑을 시도하던 설영우에게 찬스를 제공했다. 깜짝 놀란 싱가포르 공격수 송의영이 막으려 했지만 페널티킥 파울로 이어졌다. 이 역시 이강인의 번뜩이는 경기 센스에서 비롯된 찬스였다고 볼 수 있다. 후반 39분에는 레이저 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팀의 다섯 번째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이강인은 지난 10월 A매치 튀니지전과 베트남전에서 연속골을 만들어내며 A대표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빠르게 다지고 있다.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가 아니라 현재 대표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선수로서 변모하고 있다. 그 증거를 볼 수 있었던 싱가포르전이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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