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전] 골골골골골… 다섯 골 쏟아낸 팀 클린스만의 맹렬한 폭격, 화끈한 5-0 대승

(베스트 일레븐=상암)

팀 클린스만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첫 관문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무더기 골을 폭격하며 시원한 대승을 연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1라운드 싱가포르전에서 5-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전반 44분 조규성, 후반 4분 황희찬, 후반 17분 손흥민, 후반 22분 황의조, 후반 39분 이강인의 연속골로 싱가포르를 난타하고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이날 싱가포르전 승리로 A매치 네 경기 연승을 달렸다. 이중 최근 세 경기에서 4득점 이상을 쏟아내는 화끈한 득점력을 뽐냈다.

제대로 버스 주차를 해놓은 싱가포르 수비 전술 때문에 꽤나 진을 빼야 했던 전반전이었다. 전반 7분 주장 손흥민의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을 통해 포문을 연 한국은 상대가 후방에 밀집 수비 대형을 펼치자 어떻게든 이를 깨뜨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전반 9분 황인범이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으며, 2분 후 이강인의 코너킥을 정승현이 헤더를 날리는 등 싱가포르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2분 이재성이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밀어넣기로 한 차례 골망을 흔들긴 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부심의 그릇된 판정이었다. 이강인이 박스 우측면에서 왼발로 감아올린 것을 조규성이 박스 안에서 헤더로 연결해 이재성의 득점으로 연결되었는데, 부심은 조규성의 오프사이드 파울을 선언했지만 실은 절묘하게 배후로 파고든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VAR이 가동되지 않아 판정이 정정되진 않았다.

전반 28분에는 이강인이 우측면에서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크로스를 쏘아올린 게 이재성의 정확한 헤더슛으로 연결됐지만 이번에는 싱가포르 수문장 하산 서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전반 33분에는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조규성이 빠른 템포로 오른발 발리슛을 시도한 게 크로스바를 강타하기도 했다. 판정 불운에 상대 골키퍼 선방, 여기에 골대 불운 등 득점하는 데 각종 악재가 모두 쏟아졌다.

하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전 기어이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44분 이강인이 상대 수비진 머리 위를 넘기는 왼발 로빙 패스를 시도하자, 조규성이 배후로 침투해 가볍게 오른발로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자칫하면 상대의 수비 전략에 휘말릴 수 있었던 상황이 비로소 해결되는 장면이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이른 시간 대에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내며 승리를 굳혀나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우측면에 자리한 이강인에게서 찬스가 시작됐다. 후반 4분 이강인이 싱가포르 진영 우측면을 돌파하다 상대에게 걸려 넘어진 상황에서 볼을 조규성이 넘겨받았다. 비잔 헤이다리 심판은 그대로 속개했고, 조규성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황희찬이 반대편에서 가볍게 헤더로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서서히 스코어가 벌어지자 싱가포르도 라인을 올려 대응했다. 후반 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 차례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국 처지에서는 간담이 서늘했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저항은 후반 17분 손흥민의 세 번째 골에 의해 힘을 잃고 말았다. 손흥민은 싱가포르 진영 박스 우측면 모서리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슛으로 싱가포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기세를 올려 후반 22분 네 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강인이 싱가포르 진영 박스 우측면에서 힐 패스를 시도하자 언더래핑을 통해 이 볼을 잡으려던 설영우가 박스 안에서 싱가포르 공격수 송의영으로부터 파울을 유도했다. 키커로 나선 황의조는 특유의 잔발 스텝 후 강렬한 오른발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특급 도우미 구실을 하던 이강인도 골을 만들어냈다. 이강인은 후반 39분 싱가포르 진영 박스 외곽에서 상대 수비가 머리로 걷어낸 볼을 잡은 후 레이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강인의 A매치 세 경기 연속골이다.

전반전에는 다소 갑갑했지만, 후반전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경기력 끝에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첫 관문을 시원하게 돌파했다. 팀 클린스만호가 본격적으로 정상궤도에 올랐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