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에 반쪽짜리 아킬레스건이?”…영업사원 대리수술까지
[앵커]
정상 조직을 반으로 자른 이른바 '반쪽 아킬레스건'을 완전한 아킬레스건이라고 속여서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정부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전국 병·의원에 납품됐는데, 이 '반쪽 아킬레스건'을 이식 받은 피해를 입은 환자가 6천 5백 명이나 됩니다.
김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상 조직을 절반으로 자른 이른바 '반쪽 아킬레스건'입니다.
미국에서 수입해 전국 병·의원에 공급됐지만,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제품입니다.
이런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이것이 정상 아킬레스건 모형인데요.
일당은 이렇게 반으로 자른 아킬레스건을 완전한 아킬레스건이라 속였습니다.
식약처 승인을 받은 정상 크기의 제품으로 둔갑시켜 전국 병의원 4백여 곳에 6천 7백여 개를 납품한 겁니다.
정상 크기의 제품보다 저렴한 반쪽 제품을 쓰고, 요양급여는 정상 제품 기준으로 부풀려 청구해 약 100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무려 6천 5백여 명이 '반쪽 아킬레스건'이 사용됐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해당 제품을 납품한 업체 직원들이 직접 수술에도 참여한 정황도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박명운/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2계장 : "(의사들 소견을 종합해 보니) 반쪽짜리 아킬레스건이 이식된 환자는 여러가지 기능상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겠죠."]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의사들이 업체 영업사원으로부터 회식비나 고가의 수술 도구 등을 이른바 '리베이트'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은 영업사원들에게 환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기도 했습니다.
반쪽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납품한 업체 관계자와 의사, 간호사 등 85명은 배임수증,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습니다.
경찰은 '반쪽 아킬레스건'을 이식 받은 환자 명단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알리고, 추가 피해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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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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